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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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야고보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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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7-25 ㅣ No.122185

 

기말고사의 시험지가 유출된 일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좋은 성적을 얻기를 바란 엄마의 그릇된 사랑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유출된 시험지를 보고 공부한 아들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겠지만 양심은 무너질 것입니다. 불법이기에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듣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치맛바람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과도한 사랑 때문에 생긴 바람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도 비슷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야고보와 요한에게 좋은 자리를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당연히 다른 제자들은 불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영광의 자리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대답하셨습니다. “그런 자리는 사람의 힘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자리는 하느님께서 정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권력을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하지만, 여러분은 그런 것들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여러분을 섬기는 이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여러분 가운데 첫째가 되려는 이는 여러분의 종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습니다.”

 

예전에 안면도엘 갔었습니다. 남성 구역봉사자들과 함께였습니다. 방은 2개였습니다. 구역봉사자들은 제게 방을 하나 주고 한방에서 자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러면 너무 불편하시니 같이 자겠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방을 3개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덧, 혼자 자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그릇과 같습니다.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합니다. 거짓, 욕심, 위선, 시기, 질투를 담으면 아무리 아름다워 보여도 헛된 것입니다. 나눔, 사랑, 봉사, 희생을 담으면 질그릇처럼 보여도 하느님의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셨을 때, 한 번도 명예와 권력 그리고 재물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제자가 된다는 것은 공동체를 위한 파수꾼이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파수꾼은 남들이 잠을 자는 시간에도 홀로 깨어서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제자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분명 주교님이 지고 가는 십자가는 더 크고, 더 무거울 것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제자가 된다는 것은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준 사랑과 희생을 본받아 영원한 생명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들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을 보여 줄 수 있는지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이기적인 모습, 우리들의 이율배반적인 신앙생활, 우리들의 나약함 때문에 어쩌다 성당을 찾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은 신념이 있어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이는 자기 자신의 욕심을 버려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이는 희망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바로 그런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비록 감옥에 있었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전하는 제자들입니다.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을 것입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적어도 하루에 하나씩은 감사할 일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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