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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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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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9-05 ㅣ No.123174

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특별히 치료할 것은 없지만 혼자서 거동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에는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요양병원에는 간호사와 의사가 있고, 간병인이 있어서 어르신들이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챙겨 주었습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고, 현실적으로 거동이 어려운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요양병원은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봉성체를 하면서 요양병원으로 오는 봉사자들을 보았습니다. 그분들은 고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었고, 색소폰과 오카리나로 노래를 연주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중에도 어르신들을 위해서 봉사하러 오신 분들은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천사 같았습니다.

 

산책하면서 중학교의 벽에 벽화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회색의 차가울 것 같은 벽이었는데 벽화가 있으면서 상상과 꿈의 벽으로 변하였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걷다 보면 어느덧 학교의 정문에 다다를 것 같았습니다. 벽화의 주제는 고백이었었습니다. 벽화에는 학생들의 이름이 있었고, 말하지 못한 것을 예쁜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학생들은 등교하면서 꿈을 키울 것 같았습니다. 잘못한 것은 용서를 청하고, 사랑하는 이에게는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벽화를 제안한 사람도, 벽화를 그린 사람도 모두 학생들을 위한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심었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나 같은 일을 하여, 저마다 수고한 만큼 자기 삯을 받을 뿐입니다.” 본당의 사목자가 바오로 사도의 이 말을 늘 마음에 새긴다면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될 것입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바오로 사도의 이 말을 마음에 새긴다면 갑질 논란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이 바오로 사도의 이 말을 마음에 새긴다면 당리당략으로 국력이 소모되지 않게 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기쁜 소식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는 나라입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입니다. 기쁜 소식은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말씀과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고, 아픈 이들의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기쁜 소식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면 우리 또한 죽더라도 살 것이고, 살아서 믿으면 이 세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자아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 자아의 틀에서 벗어나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바로 그런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들어온 영양분을 주위에 있는 세포에 아낌없이 나누어 줄 때, 우리의 몸은 건강하게 자라납니다. 자신에게 들어온 영양분을 나누어 주지 않고 자신만 소유하는 세포가 있는데 그것을 우리는 암세포라고 부릅니다. 자신이 커지는 것 같지만 결국은 자신도 죽고 건강했던 몸도 죽이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모두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이웃과 동화되는 것, 그것이 신앙의 길입니다.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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