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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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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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11-07 ㅣ No.124886

 

사목 상담에 대한 강의 시간에 사목이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27년간 사제로서 다양한 사목을 했음에도 순간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교회 직무로서의 사목이 있고, 현장에서의 사목이 있고, 삶으로 드러내는 사목이 있습니다. 연수원에 있는 신부님들은 안식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사목의 현장과 잠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목에 대한 감이 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목 상담은 구체적인 개인의 아픔과 슬픔에 동참하고, 그리스도께서 전해 주시는 위로와 희망을 전해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감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를 원하는 이들의 소리를 들어주셨고, 그들의 아픔에 함께 하셨습니다. 하혈하던 여인의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자캐오의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바르티메오의 간절함을 들어주셨습니다. 백인대장의 이야기도 들어 주셨습니다. 가나안 여인의 청도 들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라는 거시적인 목표도 선포하셨지만, 치유를 원하는 이들의 아픔도 잊지 않고 들어주셨습니다.

 

청소년들의 아픔과 고민을 들어주는 경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경찰이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 입구에 도착하면 학생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고 합니다. 경찰의 카톡에는 3,400명의 친구가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3,000명은 학생들이고, 400명은 부모와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가정의 문제로, 적응하지 못해서 실수를 한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고,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찾는 학생들은 친구처럼 대해주는 경찰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과 친구가 되어주는 경찰은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이면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목자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인들이 걸어가야 할 참된 삶의 자세를 이야기 하십니다. 신앙인들은 무엇보다 겸손하고,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신앙인들은 중요한 것 보다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신앙인들은 세상의 것들 보다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신앙인들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때로 희생과 아픔이 있어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날 수 없어도, 비판과 비난을 받는다고 해도, 참된 진실과 정의를 위해서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은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신앙인들도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제자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권한과 능력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낼 수 있었고, 기적을 행하였으며,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갔습니다. 순교의 영광을 얻었습니다.

 

신앙은 은총을 받는 것이지만, 신앙은 받은 은총을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실천입니다. 신앙은 나와 나의 가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는 한 형제요 자매라는 연대의식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의 십자가는 타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힘이 들지만,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연수원 생활도 이제 내리막인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곳에서 함께 했고, 배웠던 것들을 사목의 현장에서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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