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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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2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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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11-16 ㅣ No.125185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분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분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시사프로그램을 오래했습니다.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고발했고, 잘못된 것들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10년 이상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거울을 보면 늘 찡그린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도 아빠 곁으로 오려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의를 드러내고, 불의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정의롭게 되지 않았고, 웃음은 사라지고, 짜증이 나는 날이 많았습니다. 세상은 불의를 고발하는 것만으로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연히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신자는 아니었지만 신부님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신부님의 사랑과 헌신을 보았고, 신부님을 따르는 수단의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신부님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거울을 보니 웃은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아빠 곁으로 오고, 마음이 밝아졌습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이야기, 감동을 주는 이야기, 사랑하고픈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치 있는 이야기, 보람 있는 이야기를 찾아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면 사건과 사고가 많이 보도됩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한 정치보다는 당리당략을 먼저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일들만 찾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돌 틈 사이로 피어있는 꽃을 봅니다. 먹구름 사이로 보이는 한줄기 빛을 봅니다. 삶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책과 잡지가 있습니다. 시련과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글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아름아운 이야기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악의 뿌리에 걸려 넘어질 때가 많습니다. 악의 뿌리는 교만, 인색, 음욕, 탐욕, 나태, 분노, 질투입니다. 교회는 이것을 칠죄종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죄의 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정화시켜 주실 것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무엇이 우리를 정화시켜 주실까요? 바로 성령입니다. 성령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도록 생명의 은총으로 믿음과 바람과 사랑의 덕을 주실 뿐만 아니라 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일곱 가지 도움의 은사를 주시는데, 이를 성령칠은(聖靈七恩)이라고 합니다. 성령칠은에는 슬기 통달, 의견, 지식, 굳셈, 효경, 두려워함 등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은사를 우리에게 주시고, 성령의 열매를 맺도록 해 주셨습니다.

 

2018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5년 동안 살았던 교구청을 떠나서 제주도 엠마오 연수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교구의 신부님들과 친교를 나누는 것도 기쁨입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매일 눈에 담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엠마오 연수원의 생활은 1130일이면 끝납니다. 12월에는 미국에 있는 동창신부를 만나려고 합니다. 어머니가 아프기도 하셨고, 함께 하는 이들과의 헤어짐도 있었습니다. 감사하는 하루가 모이면 감사의 일주일이 되고, 감사의 한 달이 되고, 감사의 일 년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하루가 모이면 사랑의 일주일이 되고 사랑의 한 달이 되고, 사랑의 일 년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정화시키고, 심판하시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성령의 은사를 받아들여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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