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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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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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12-06 ㅣ No.125767

 

산업화와 자본주의는 도시에 화려한 건물들을 건축하였습니다. 도로, 교통, 문화, 예술의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였습니다. 신용카드로 모든 것을 살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채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웃에 누가 함께 사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파트는 층간 소음 문제로 심각한 다툼을 벌이기도 합니다. 돈 때문에,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학연, 지연, 혈연, 이념의 벽을 높이 세우기도 합니다. 우리가 만든 이 풍요로운 세상은 어쩌면 모래위에 세운 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이사를 오면 주변에서 기쁜 마음으로 이삿짐을 함께 나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장례가 나면 동네 사람들이 모두 상주가 되어서 굳은 일을 함께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음식을 하면 작지만 이웃과 함께 나누던 때가 있었습니다. 잘못을 한 젊은이는 동네 어른의 훈계를 마음에 새기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동네에서 함께 뛰놀고, 가족처럼 지냈습니다. 이것은 불과 40년 전의 모습들입니다. 우리가 버리고 싶어 했던 바로 앞의 과거입니다. 마치 목욕물을 버리려다 욕조 속에 있던 아이마저 버린 것처럼 우리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미련 없이 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초대교회는 예수님의 나눔, 가난한 이와 더불어 사는 모습을 공동체 안에서 실현하였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것을 함께 나누었고 과부와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의료, 교육, 복지는 교회의 이런 나눔이 발전하여 병원, 학교, 사회복지시설로 성장한 것입니다. 산업의 발전과 대량 생산의 시대에 들어오면서 자본주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어린 아이들이 노동의 현장에서 학대를 당하였고, 많은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급여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고용주의 편의에 따라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세상은 발전하고 좋아졌는데 그 혜택이 균등하게 돌아가지 못하였습니다. 교황님들은 노동헌장, 새로운 사태, 지상의 평화와 같은 회칙을 통해서 예수님의 삶을 따라야 한다고 선포하였습니다. 지금의 근로기준법과 노동자들을 위한 배려는 교회의 이런 주장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내 가족, 내 이웃, 우리교회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은 예수님께서 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잊어버리고 나의 영혼만 구원 받으면 된다는 생각도 예수님께서 원하신 방법이 아닙니다. ‘넷째왕의 전설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출발한 사람은 3명이 아니라 원래는 4명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4번째 왕은 가는 길에 가난한 이, 장애인, 아픈 사람을 만났습니다. 선물로 준비한 보물을 길에서 만난 사람을 위해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결국 넷째왕은 선물이 없어서 예수님을 찾아가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길에서 도와준 그 사람들이 바로 나였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겨레가 들어가게 너희는 성문들을 열어라. 그분께서는 높은 곳의 주민들을 낮추시고, 높은 도시를 헐어 버리셨으며, 그것을 땅바닥에다 헐어 버리시어 먼지 위로 내던지셨다. 발이 그것을 짓밟는다. 빈곤한 이들의 발이, 힘없는 이들의 발길이 그것을 짓밟는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교회는 항상 쇄신되어야 하고, 세상의 어두운 곳, 소외된 곳, 가난한 이, 병든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는 우리 신앙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영성체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우리는 현세에서 의롭고 경건하게 살며,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고, 위대하신 하느님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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