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12월 19일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12-19 ㅣ No.126092

 

안식년을 하면서 좋은 점은 다양한 영상물을 보는 것입니다. BBC에서 방영했던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청결, 시간, 유리, , 냉기, 소리라는 주제로 인류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수처리를 효과적으로 하면서 인류는 질병에서 벗어나고, 도시 생활이 쾌적해졌습니다. 표준시간을 정하면서 무역과 여행이 발전하였습니다. 유리는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를 볼 수 있게 하였고, 광섬유는 소통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빛과 전기는 밤을 밝혀 주었고,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냉기는 더운 지방에도 사람이 쾌적하게 살 수 있게 하였고,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소리는 음악, 예술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고, 더 많은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발전은 한 사람의 천재에 의해서 이룩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혁신과 발전은 한 사람의 천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통합과 융합의 과정을 통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호기심이 많았던,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발상과 생각이 모여서 지금 우리들의 삶이 되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보시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탄생도 어느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사건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따랐던 아브라함의 믿음이 있었습니다. 홀로된 시어머니를 끝까지 모시는 롯의 효성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었던 이사야 예언자의 꿈이 있었습니다. 별을 보면서 먼 길을 떠났던 동방박사의 열정이 있었습니다. 밤을 새우면서 양들을 돌보던 목동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주님의 길을 준비했던 세례자 요한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이들의 꿈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 예수님의 탄생입니다.

 

오늘 우리는 세례자 요한이 탄생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길을 준비한 예언자입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이고, 신약의 새로운 예언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칭찬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하였습니다. 언젠가 오기로 한 엘리야가 요한이라고 말을 하셨습니다.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주었고, 광야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준비하면서 살았습니다. 요한이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불쌍히 여기신다.’라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불쌍히 여기시며,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품 안에서 기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현실의 삶에서 우리는 참된 기쁨과 평화를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는 원인을 알면, 방법을 찾을 수 있기에, 원인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공허함입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루어도 공허함을 느낄 수 있고, 모든 것을 다 잃어도 공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이제, 더는 오를 곳이 없으므로 공허함을 느끼곤 합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워낙 높은 벽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도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의 것들로는, 세상의 것들로는 우리들의 공허함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무엇으로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까요?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간을 영원처럼 생각하며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둘째는 죄책감입니다. 예전에 많은 분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었고, 본의 아니게 자녀를 유산시킨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유산시킨 어머니들은 죄책감 때문에 평생 가슴앓이를 하곤 합니다. 제가 아는 분도 술을 드시지 않으면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곤 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미안함이 있었고, 가족들에게 많은 걱정을 주었다는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가족들은 다 품어주고, 이해하는데 본인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평생 술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이와 같은 죄책감은 하느님의 사랑이 크다는 것을, 하느님의 자비가 넘친다는 것을 믿을 때, 치유됩니다. 이사야서 118절은 우리에게 위로를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너희 죄가 진흥같이 붉어도,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눈처럼, 양털처럼 하얗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셋째는 두려움입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과 두려움의 90%는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지나간 날 때문에 원망과 분노를 하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의 삶을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제가 아는 한시 중에 未得先愁失 當歡己作飛라는 말이 있습니다. ‘근심이 오지도 않았는데 기쁨이 벌써 날아가 버린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모두는 나에게 와서 쉬어라. 나의 멍에는 편하고 가볍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믿으며 공허함, 죄책감,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희망과 평화를 담고 살아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737 1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