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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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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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2-13 ㅣ No.127546

지난 월요일에는 교구청엘 다녀왔습니다. 동창 신부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동창 신부는 다른 데서 점심을 먹기보다는 교구청 식당에서 먹자고 하였습니다. 주방에 미리 이야기해놓았다고 합니다. 순간 잠시 망설였습니다. 전에는 살았지만 떠난 곳에서 다시 식사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들은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고, 맛있는 점심을 함께하였습니다. 교구청의 음식은 여전히 맛이 있었고, 신부님들의 대화는 즐거웠습니다. 망설이게 한 것은 저를 기쁘게 맞이해 줄까? 떠난 사람이 왜 왔나? ’라는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그런 시간이 온다면 여전히 망설일 것 같습니다.

 

성소국에 있을 때입니다. 신학교에 합격한 신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학교에서 신학, 성서, 철학, 심리학, 교리 교수법을 배울 것입니다. 신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친교를 나눌 것입니다. 운동도 할 수 있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학교에는 꼭 지켜야 할 내규가 있습니다. 크게 3가지입니다. 이는 신학생만이 지켜야 하는 내규가 아닙니다. 모든 사제가 꼭 지켜야 하는 삶의 지침입니다.

 

첫째는 영성입니다. 영성은 매일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 배워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아침기도, 미사, 낮기도, 묵주기도, 저녁기도를 빠져서는 안 됩니다. 이 기도 생활을 충실하게 하지 못하면 다른 것들을 잘한다고 해도 신학교에서 지낼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제는 사제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지성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신학과 철학 그리고 심리학은 오랜 시간 공부를 요구하는 학문입니다. 수업을 충실하게 듣고, 면학에 열중해야 합니다. 기도를 열심히 해도 학업 성적이 나쁘면 신학교에서 지낼 수 없습니다. 공부하지 않는 사제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건강입니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남을 돌볼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매일 꾸준하게 운동을 해야 합니다. 건강은 몸의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불평과 원망이 가득한 사람은 신학교에서 지낼 수 없습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에덴동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세상은 모두 성지였습니다. 모두 하느님의 발자취가 가득 담긴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창조하실 때도 아무런 흠이 없이 원죄 없이창조해 주셨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하느님의 창조계획과 질서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흔들리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교만함입니다. 교만함이 원죄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지순례를 다니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교만함으로 일그러졌던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고, 이 세상이 다시금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으로 가득한 에덴동산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 세상을 오염시키는 것은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가장 사랑하셨던 인간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 때문입니다. ‘시기, 질투, 교만, 인색, 탐욕, 욕망, 미움, 원망과 같은 것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무질서하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든 악한 것들이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밖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내면의 갈등과 우리 내면에서 나오는 악한 것들의 뿌리를 자를 때 비로소 회복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을 잘 다스릴 줄 알면 우리는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악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잘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욕심, 시기, 질투, 탐욕, 인색, 게으름은 모두 내 안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 용서, 인내, 나눔, 성실함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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