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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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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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2-16 ㅣ No.127622

오늘은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 10주기입니다. 오늘 오후 2시에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습니다. 김 추기경님께서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생전에 그러셨던 것처럼, 천상에서도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모든 이를 품어주실 것 같았던 따뜻한 눈빛, 특유의 그윽한 저음의 음성이 그립습니다. 경제발전의 열매가 있었고, 공존의 그들에서 소외된 이들이 있었습니다. 권위와 독재의 그림자가 길었고, 그에 저항하는 이들의 아픔도 깊었습니다. 지치고 힘든 이들의 편에서 민주와 정의를 위해서 헌신하셨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은 모두가 존경하는 시대의 어른이셨습니다. 사제서품을 앞둔 제게 추기경님께서는 2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자네는 어떤 사목을 하고 싶은가? 자네의 서품 성구는 무엇인가?” 30년 전의 일이지만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별은 낮에도 있지만, 우리가 별을 볼 수 있는 것은 어두운 밤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과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법정 스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심한 기침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힘이 들고, 짜증이 났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기침 때문에 새벽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 새벽의 기운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기침은 내게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기침 때문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행복은 소유함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행복은 작은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많이 소유함으로 쾌락은 얻을 수 있겠지만 쾌락은 더 큰 쾌락을 추구하기 마련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불면의 밤을 많이 지냈을 것입니다. 불면의 밤이 깊을수록 김수환 추기경님은 더 밝은 빛이 되셨을 것입니다.

 

오늘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너희는 어디에 있느냐?’ 이 질문은 아담과 하와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하시는 질문은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엇을 했기에 하느님 앞에 나오지 못하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겼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 앞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외로운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진실은 덮으려고 해도 덮을 수가 없습니다. 거짓 또한 잠시는 가릴 수 있지만, 곧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 우리에게도 똑같이 질문하십니다. ‘너 어디에 있느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3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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