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12-10 ㅣ No.134472

동글 동네 모돌이를 읽었습니다. 미주 가톨릭 평화신문에 좋은 글을 써 주시는 한영국 선생님의 소설입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글입니다. 제게는 감동이었습니다. 모돌이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집안의 사정으로 엄마와 누나는 한국에 남고, 아빠와 미국에 이민 왔습니다. 낯선 미국에서 어린아이가 사는 이야기입니다. 엄마와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있고, 낯선 곳의 외로움이 있습니다.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열등감도 있습니다.

 

모돌이의 그리움, 외로움, 열등감을 채워주는 장소와 사람이 있습니다. 그곳은 모돌이가 하얀 집이라고 말하는 수도원입니다. 모돌이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는 모세 수사입니다. 할아버지 수사님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성공과 출세를 향해서 무한 질주하는 세상에 기도하고 일하는 수도원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나누고, 모두가 이해하고, 모두가 사랑하는 세상이 된다면 수도원은 필요 없을지도 몰라.’

 

책에서 모세 수사님은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이미 젖은 자는 비가 와도 다시 젖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그리움, 외로움, 열등감은 있을 겁니다. 누구나 시기, 질투, 욕심 때문에 괴로워할 겁니다. 우리는 모두 어쩌면 이 세상을 여행하는 나그네입니다. 나그네의 발걸음은 힘들기 마련입니다. 나그네는 어딘가 쉴 곳을 찾아야 합니다. 소설 속의 모돌이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바오로 사도도 고백했습니다. ‘내 안에는 거짓된 자아가 있습니다. 나는 선을 행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주님 안에 쉴 때까지 내 영혼은 지치나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위대한 영성가도 번민과 갈등을 겪었습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온몸에 큰 화상을 입었던 이지선 씨는 시편 23장의 내용을 묵상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나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고 해도 두려움이 없네. 주님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를 깊이 묵상했다고 합니다. 사고 전에 찍었던 사진은 앳되고 아름다운 여대생이었습니다. 40번을 넘게 수술을 한 지금의 얼굴은 많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지선 씨는 절망 중인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과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을 것입니다.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너무 사랑하십니다. 가난한 이, 굶주린 이, 아픈 이, 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절망하지 않는다면 주님은 끝까지 우리를 기다려 주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767 1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