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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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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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2-07-05 ㅣ No.156116

220705.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오늘은 우리나라의 첫 사제요, 한국 사제들의 수호자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김 대건 안드레아 성인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귀중한 선물을 주십니다. 그 어떤 어려움에서도,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선물입니다. 그것은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예수님 때문에”(마태 10,23) 발생합니다. 곧 성인께서는 살아있을 이유도, 핍박을 받고 죽을 이유도, 오직 “예수님 때문”이었음을 말해줍니다.   

 

성인께서는 하느님을 “임자”라고 부르셨습니다. 성인께서는 ‘임자’를, 오로지 한 분 주인님으로 섬기고, 사랑하셨습니다. 이 ‘임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 모진 핍박과 수난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랑으로 기뻐하고 감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으로써 그 사랑을 증거 하셨습니다.   

 

이러한 그분의 사랑은 <옥중편지>에서 이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관장께서 내가 천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형벌을 당하게 해주시니, 관장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천주님이 이런 은공을 갚고자 당신을 더 높은 관직에 올려주기를 바랍니다.”   

 

이는 성인께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고문을 달게 받으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달게 그리고 기쁘게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당신을 고문하는 관장에게 감사를 드렸습니다. 아니, 감사를 드렸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를 더 높은 관직에 올려달라고까지 기도하셨습니다.   

 

이 유쾌함, 이 놀라운 사랑! 마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오히려 자신을 못 박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듯이, 스테파노가 죽어가면서도 자신에게 돌팔매질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듯이, 성인께서는 매질하는 관장에게 오히려 감사를 드렸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더 높은 관직에 올려 지기를 희망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참으로, “성령께서 성인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주신 까닭입니다.”(로마 5,5).   

 

이처럼, “순교”란 단지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하며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으면서, 마침내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분을 증거 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감사하며 기뻐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그분의 죽음이 순교임을 드러내는 진정한 표시가 됩니다. 그러니, 우리도 힘들고 어려운 일에도, 먼저 감사하고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품은 “임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성인과 함께 <제2독서>의 말씀대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희망을 안고 기뻐하고,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할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로마 5,2-3).   

 

그것은 고통 중에도 오로지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가능한 일입니다. 아니 하느님의 희망이 우리에게 이루어지도록 우리 자신을 허용할 때 가능해지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의 뜻에는 스스로 죽고, 아버지의 뜻에는 승복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우리의 고통에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고 계십니다. 성 베르나르도의 말처럼, “하느님은 고통 받으실 수 없지만, 함께 고통을 겪으십니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는 비록 목숨 바쳐 순교할 기회는 없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각과 뜻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 그것이 바로 순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순교”는 믿고 있는 자신을 증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분을 증거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죽음으로 예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이를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의 죽음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결국 드러나는 것은 예수님의 생명이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죽을 몸에 예수님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2고린 4,10-11)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도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처럼 죽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드러내야 할 일입니다. 죽음에도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주님! 고난과 시련이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되게 하소서. 그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 아니라 기회의 순간이 되게 하시고. 그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하소서. 그 속에서 오히려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미움 받고 거부당할 때에도, 박해 받고 배신당할 때에도 당신과 함께 받게 하시고 당신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   

 

(이 영근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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