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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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 [58.232.87.*]

2016-12-04 ㅣ No.11304

2년 전, 본당에 성탄 판공성사를 도와주러 오셨던 손님 신부님께 겪은 일입니다. 

연세가 상당히 많은 분이셨는데, 그 날 기분이 안 좋으셨던 건지 

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셨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주로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 (집에서 글 쓰고, 주부로서 살림합니다.) 

사람을 별로 안 만나서 고백할 내용이 단조로웠어요. 

게으름 좀 피우고, 거짓말 몇 번 하고, 부정적인 생각 좀 하고... 뭐 그런 것들이었죠. 

주일미사 빠진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백을 들은 신부님이 갑자기 다짜고짜 

"그런 죄를 안 지으려면 뭘 해야 할 것 같아요?" 라고 물으시는 거였습니다. 

따뜻한 목소리가 아니라 굉장히 차갑게 따지면서 단죄하는 목소리였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네?" 했더니 가만히 계시길래 잔뜩 얼어서 

"기도...요?" 했더니 또 가만히 계시길래 

"노력...이요?" 했더니 

"나한테 묻지 말고 대답을 해요!" 하고 호통을 치시는 거였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이제까지는 기도를 하나도 안 했나?" 라고 따지듯 물으셨습니다.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라고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 이후에 어떤 말씀을 하셨고, 어떻게 성사를 끝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마치 저를 철천지 원수 대하듯 하시는 신부님의 태도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머리가 멍해졌거든요. 

 

어려서부터 30 여년 동안이나 고해성사를 해 왔지만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로 고해소에 들어서기가 두려워졌고 

1년에 두 번씩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고해성사가 너무나 싫고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것 때문에 냉담을 해야 하나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다시 판공 때가 되니까 성당 가기가 싫어지네요. 

지난 여름에는 매일미사까지 하면서 열심히 다녔는데... 

지금은 고해성사 보는 게 너무 싫어서 다 그만두고 싶어집니다. 

 

다른 분들도 저같은 경험 있으신가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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