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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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개로 생명 살리는 일에 적극 동참 / 대림 제2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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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12-08 ㅣ No.13439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세례자 요한은 유다 광야에서 회개하라고 외친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회개하라는 그 외침이 선뜻 들어오지 않는다. 살아가며 크게 잘못한 일이 없는 것 같기에. 무엇을 회개해야 할까? 요한이 원하는 회개는 하느님께서 안 계신 것처럼 살던 이가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라나. 인간적 시각이 아닌, 하느님 시각으로 보고 회개하자. 그분께서는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여도 끝내 외면하시는 분이 아니리라.

 

오늘 요한의 외침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려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려면 주님에 대한 확고한 신뢰심이 필요하다. 세상 모든 주관자는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깨닫자. 어쩌면 다른 이의 죄마저 대신하여 속죄하려는 고통도 겪을 게다. 이처럼 이유 없는 고통도 주님 뜻으로 받아들여, 이를 끝내 극복한 후에는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리라.

 

그러나 많은 경우 뉘우침에만 매달릴 수 없다. 완벽하고 마음에 쏙 드는 뉘우침을 어떻게? 그건 지나친 욕심일 수도. 고치려는 마음만이라도 깊게 지닌다면 살아 있는 회개다. 그러니 회개는 생동감 있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긍정적인 자세로 감사드리고, 부족함에는 자비를 구하자. 감사의 마음 없이는 새로운 출발은 어렵다.

 

그래서 요한은 다시 시작하라며 회개하란다. 뉘우침과 새 출발이 주님 오심을 준비하는 핵심이기에. 이제 그 예수님께서 아기 모습으로 오실게다. 누구나 가까이 갈 수 있는 모습으로. 우리 역시 모든 이가 좋아하는 새 모습, 쉽게 다가가는 편안함과 친근한 모습으로 새 출발하자. 그리하여 우리 하느님 보시기에 진정 좋은 삶이 되도록 살아가자. 이것이 회개의 본질일 게다.

 

배 속에 있는 아기는 탯줄을 통하여 어머니에게서 영양분과 산소를 얻을 수가 있다. 우리와 하느님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만일 그 탯줄이 꼬여 있거나 막혀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느님께서 아무리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려고 애를 쓰셔도, 그 은총이 우리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기란 정말 힘들게다. 이러한 면에서, ‘회개는 그동안 꼬여 있거나 막혀 있는 탯줄을 곧게 펴는 것이라 할 수가 있으리라. 그리하여 회개는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이, 넘치고 또 넘치는 그 은총의 중개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도록 길을 곧게 마련하는 것이라 할 게다.

 

오늘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기억하고 회복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인권주일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아 태어났다면,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의 것이기에 그 자체로 거룩하고 숭고할 게다. 그 누구에게도 무시당하거나 소외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사람을 빈부귀천, 남존여비 등의 이분법적이고 불평등하게 바라보는 이는 정면으로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거다. 생명이 있는 곳에 사랑과 정의,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 언제나 희망의 샘이 솟는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이 생명을 떠나 죽음으로 치달리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시어, 이를 살려 내시려고 당신 외아드님을 우리에게 보내셨다. 세례자 요한은 그분께서 파견하신 아드님을 위하여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알렸으며, 우리가 회개할 것을 외쳤다. 우리에게 오실 아드님은 생명이시고, 우리를 결코 죽음 속에 내버려 두지 않으실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만 할 게다. 이것이 인권 주일을 보내는 신앙인의 태도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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