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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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빗기에서 본 하느님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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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libravenus] 쪽지 캡슐

2017-07-20 ㅣ No.90319


[예외 없이 긴 글입니다.]


토빗기를 읽어 보신 분들은 토빗기가 마치 한편의 동화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겠군요.

저는 그랬습니다. 물론 읽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느낌이 있겠지만..


토빗기에는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하느님의 섭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 섭리를 제가 이해한 대로

소개 해 드리려고 합니다.


토빗은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도, 많은 선행과 자선을 베풀며 사는 참으로 선한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아내 안나와 든든한 아들 토비야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이런 저런 불행이 닥칩니다.


한 번은, 왕의 미움을 사 죽임을 당한 이가 있었는데, 늘 그랬듯이 토빗은 그를 잘 묻어 줍니다.

그런데 그 게 빌미가 되어 모든 재산을 몰수 당하고 맙니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참새 똥이 눈에 들어가

눈마저 멀게 되지요. 불행은 연이어 오게 마련인가 봅니다.


경제 능력이 없어진 토빗을 대신해서 아내 안나가 가계를 책임지게 됐습니다. 부자들의 옷을 지어 주고

품삯을 받아 생활을 연명하게 된 것이지요. 요즘에도 그런 것처럼 토빗과 아내 사이에 심한 갈등이 생깁니다.

주변으로부터 조롱도 받지요. 참으로, 가난이 죄입니다. 토빗은 그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합니다.

하여, 하느님이 어서 자신을 데려가 주시기만을 기도하지요.


한편 토빗과 먼 친척인 라구엘은 많은 하인을 거느린 꽤 큰 부자입니다. 먹고 사는 일에 아무런 걱정도 없지요.

하지만, 그에게도 불행이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외동 딸 사라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결혼만 하면 남편이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무덤에 묻힌 신랑이 일곱 명이나 됩니다.  


하느님에게 순종하며 사는 라구엘은 지역의 유지인데 그 일로 명예가 심하게 손상되었습니다. , 주변으로부터

온갖 모욕의 말을 사라와 함께 참아 내야 했습니다. 라구엘은 그런 불행과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주님께

간구 합니다. 또한 사라도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합니다.


다시 토빗에게로 돌아와 이야기를 이어 가겠습니다.


토빗은 유배를 떠나기 전 가바엘이라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 준 적이 있었습니다. 생활이 곤궁해지고 어쩌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늦기 전에 그 돈을 찾아오기로 합니다. 그는 아들 토비야에게 그 일을 맡깁니다.


그런데 초행인대다가 길이 너무 멀고 위험하여 안내자가 필요 했습니다. 천우신조라고 할까요 ? 다행히 안내자를

자청하는 사람이 바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품삯에 연연하지 않는 착한 안내자였고, 토비야를 건강하게 안내해서

건강하게 다시 함께 돌아 오겠노라 약속하며, 걱정 많은 토빗과 안나를 안심 시킵니다.


아시다시피 그 안내자는 그들의 기도를 들으신 하느님의 천사 라파엘입니다. 삼대천사( 가브리엘, 미카엘, 라파엘 ) 중의

하나로써 나그네의 수호자이지요. 토빗, 안나, 토비야는 그가 천사 라파엘이라는 사실을 알 턱이 없습니다.


토비야는 가바엘에게 가는 도중에 휴식도 취할 겸 먼 친척인 라구엘의 집에서 잠시 머물기로 합니다. 이때, 안내자는

토비야에게 사라에 관한 얘기를 해 주며 사라와 결혼하라고 설득합니다. 토비야도 소문으로 사라의 일을 알고 있었지만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안내자의 비법을 믿고 따르기로 합니다.  


이윽고 라구엘의 집에 도착한 토비야는 큰 환영을 받습니다. 그리고 환영잔치에서 라구엘은 율법에도 맞는 일이니

자신의 외동 딸 사라와 결혼하라고 토비야를 종용합니다. 물론 그가 가진 재산의 절반을 주기로 약속도 합니다.

사실 라구엘은 토비야가 살아 돌아 오리라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제안은 소위 공수표와 같았습니다.


안내자를 굳게 믿고 있었던 토비야는 사라와 결혼합니다. 그는 첫 날밤을 맞아 안내자가 일러준 비법대로 행하여

사라에게 들어 있던 마귀를 쫓아 냅니다. 그리하여, 둘은 행복한 첫 날밤을 성공적으로 보냅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라구엘은 밤새 걱정과 시름에 잠겨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라구엘은 하인으로부터 토비야가 무사하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미리 파 두었던 무덤을 얼른 메운 후,

뛸 듯이 기뻐하며 본격적인 축하 잔치를 벌입니다. 그 사이 안내자는 토비야를 대신 해서 돈을 찾아 옵니다. 그리고 라구엘은

더 많은 재산을 토비야에게 물려 줍니다.


이 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해피 앤딩을 향해 나갑니다.  


라구엘은 토비야 덕분에 명예를 되 찾습니다. 토비야는 사라와 함께 많은 재산을 가지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 옵니다.

그리고 토빗은 이러 저러 해서 시력을 되 찾습니다. 토빗 가족은 라구엘 덕분에 큰 부자가 됩니다. 그리고 라파엘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말해 줍니다.

 

이 이야기에서 내가 이해한 하느님의 섭리는 이렇습니다.


토빗은 가난해서 불행 했고 라구엘은 딸 때문에 불행 했습니다. 그런데 토빗은 라구엘의 딸 문제를 해결 해 주었고,

라구엘은 토빗의 문제를 해결 해 줍니다. 서로 가진 것이 나누어져 서로의 불행이 해결 된 겁니다. 그렇게 주고 받아 채우는 일에

천사, 다시 말해 하느님이 관여 하십니다. 만일 토빗이 자선을 베푸는 삶을 살지 않았더라면 하느님은 관여 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느님의 문제 해결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토빗기에서 사용된 방식은 서로 가진 것을 나누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지기 때문이죠.


저는 이 이야기를 좀더 확장해서 이렇게도 생각합니다.


가진 것을 서로 나누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려 할 때, 하느님이 그 일을 함께 하신다는 겁니다.

하느님이 함께 일을 하시는 한 모두에게 해피 앤딩이 보장 됩니다.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자선을 베풀지 않고 가진 것을 나누지 않으면

( 이웃 사랑이겠지요 ? )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아무런 일도 하시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에게 계시기만 할 뿐이지요.

그 게 제 생각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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