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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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 - 파주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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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7-08-13 ㅣ No.113872

 

마태 14,22-33(연중 19 주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5천명을 먹이신 이야기에 이어져 나오는 말씀이다. 5천명을 먹이신 이야기가 광야에서 만나를 먹이신 이야기에 견줄 수 있다면폭풍이 이는 호수 위를 걸으신 이야기는 홍해바다를 건넌 이야기에 견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후에허영에 빠질세라 제자들을 배에 태워 건네 편으로 가게 하십니다.또한 열광하여 모여드는 군중들은 돌려보내십니다그리고 따로 산에 오르시어 홀로 새벽까지 철야기도를 하십니다.

그런데제자들은 새벽까지도 호수를 건네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마태 14,24)

 

배는 항구에 메여 있을 때 안전합니다그리고 평화로워 보입니다그러나 배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안전하게 메여있으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여행하라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어둠과 위험과 만연한 이 세상에서 교회라는 배를 타고 하늘나라라는 건너편으로 건너갑니다그러나 배를 타고 앉아 있다고 해서절로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것은 아닙니다. ‘세월호처럼 침몰하지 않으려면키를 제대로 잡고서 모든 위험요소를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삶의 물살이 고요한 강물처럼 잔잔하게 흐를 때는 믿음과 신뢰에 대한 도전이 거의 없습니다그러나 삶의 물살이 암담하고 격렬하게 풍랑으로 밀어닥치면우리의 신앙은 베드로처럼 시험에 들게 되고 도전을 받게 됩니다.

 

그러기에오늘 <복음>의 베드로의 이야기는 의심하는 습관을 지닌 한 회의주의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압도되어 혼란에 휩싸여서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곧 예수님 때문에 자신의 삶에 기꺼이 도전하고미지의 물속으로 뛰어드는 신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더 깊은 신앙의 길로 나아가려는 바로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입니다.

 

베드로는 신앙의 도약을 위해기꺼이 위험을 감수합니다그는 안전한 자기 배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면서,예수님께 와 달라고 소리쳐 부르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습니다.”(마태 14,19)

 

그렇습니다우리는 물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마치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호수 위를 걸어가듯교회 바깥의 거리로 나가는 모험을 감행하기를 촉구하셨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길을 떠나지 않고서는 신앙의 도약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신앙은 가만히 앉아 있거나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자신을 불투명한 미지에 던질 때 실현되기 때문입니다비록 물속에 빠져 허우적댄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사실물은 우리를 침몰시키기도 하지만우리가 믿음으로 걸으면 우리를 떠받쳐주고 목적지로 인도하는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참으로신앙의 길은 예수님께만 믿음을 두는 순종을 통해서 가능해지나 봅니다진정순종할 때라야 비로소 신앙이 되나 봅니다.

 

그렇습니다신앙이란 단지 앉아서 마냥 기다리는 것만이 아닐 것입니다반겨 마중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그분의 향한 열망과 믿음으로 말입니다그리고 그것은 뜨거운 사랑으로 그분의 말씀을 따르고 순명하는 것으로 드러날 것입다.

본 훼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신앙이란 순종이 있을 때에만 참이다순종할 때에만 비로소 신앙은 신앙이 된다.”

 

예수님께서는 위기의 순간에 당신의 정체를 드러내십니다캄캄한 밤에 길을 잃고 헤맬 때풍랑 속에서 혼란과 혼동에 빠졌을 때어둠과 절망에 빠져 두려움에 휩싸였을 때바로 우리 곁에 다가와 계십니다.

이처럼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이 약해져 있을 때오히려 당신의 손을 내미십니다.

나다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사실믿음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실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을 넘어서,그 사실에 대한 신뢰곧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인간에게서 좋은 것을 보는 일세상에서 좋은 것을 인식하는 일,주어지는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보는 일인간의 얼굴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일그것들 안에서 좋은 것의 근원이신 그분을 신뢰하는 일입니다.

그러기에믿음은 문제를 문제로 보게 하지 않고성장과 단련 그리고 배움과 도약의 기회로 바라보게 합니다그러하여믿음은 우리를 물위를 건너게 하여마침내 예수님 품에 안기게 합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에서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마태 14,33) 말하였듯이 말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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