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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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관계의 깊이 -주님께 신망애信望愛의 고백과 실천-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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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8-02-22 ㅣ No.118479



2018.2.22. 목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베드5,1-4 마태16,13-19




주님과 관계의 깊이

-주님께 신망애信望愛의 고백과 실천-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오늘 화답송 후렴이 주님과 우리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어느 지인의 부탁에 묘비명으로 추천한 성구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랑의 고백이, 믿음의 고백이, 희망의 고백이 우리에게 참 평화와 행복을 줍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이런 고백과 함께 날로 깊어져 가는 주님과 우리의 사랑의 관계입니다. 


관계의 깊이가 답입니다. 삶의 깊이는 관계의 깊이입니다. 관계의 깊이는 사랑입니다. 내적 힘도 관계의 깊이 사랑에서 나옵니다. 우선적인 것이 주님과의 사랑, 주님과 관계의 깊이입니다. 믿는 이마다 주님과 관계의 깊이도 다 다를 것입니다. 하느님은 물론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 역시 사랑의 관계입니다.


“아, 여기 수도원이 천국입니다!”


수도원을 방문한 형제들에게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러면 저는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환경이 좋아 천국이 아니라, 관계가 좋아야 천국입니다. 주님과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입니다. 관계의 깊이, 관계의 사랑이 천국을 만듭니다. 중요한 것은 살아갈수록 깊어가는 주님과 우리의 사랑 관계입니다. ‘주님의 집’이라는 수도원에서 주님과 남남으로, 형제들과 남남으로 상관相關없이 살 수도 있습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주님과의 관계, 형제들과의 관계도 날로 깊어져가는지요? 남는 것은, 주님께 갖고 갈 수 있는 것은 관계의 깊이, 관계의 사랑 하나뿐입니다. 21년 전 써놓은 ‘사랑’이란 시도 생각납니다.


-당신/언제나/거기 있음에서 오는/행복, 평화

 세월 지나면서/색깔은 바랜다지만

 당신향한/내사랑/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안으로/끊임없이 타오르는/사랑입니다

 세월 지나면서/계속/새로워지고/좋아지고/깊어지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1997.3


끝없이 깊어가는 영원한 사랑이 영원한 생명입니다. 오늘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을 맞이하여 생각나는 베드로와 주님과 사랑의 관계입니다. 두 분간의 사랑의 관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베드로 사도를 생각할 때 마다 떠오르는 요한복음 21장 중반부(15-19), 세차례에 걸쳐 주님께서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던 대목입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시몬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평생 던져지는 화두같은 주님의 물음,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입니다. 세 번의 물음에 똑같이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사랑을 고백하는 베드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의 주님께 대한 신앙고백도 신선한 충격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대로 베드로의 주님께 대한 사랑의 깊이, 믿음의 깊이를 보여주는 고백입니다. 사랑할 때, 믿을 때 압니다. 사랑의 깊이, 믿음의 깊이는 바로 관계의 깊이입니다.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믿었기에 예수님을 알아 이런 고백입니다. 감격에 벅찬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베드로의 지극한 주님 사랑에 하늘 아버지로부터 선물로 주어진 계시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일련의 축복의 응답 넷, 즉 베드로라는 이름, 교회 창립 약속, 매고 푸는 권능 약속, 하늘나라의 열쇠 약속도 베드로에 대한 주님의 절대적 사랑과 신뢰를 반영합니다. 


누구보다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였기에 예수님 마음과 생각에 정통했던 사도 베드로였습니다. 베드로의 마음은 그대로 예수님의 마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제1독서 베드로의 첫째 서간은 ‘지도자들의 의무’에 대한 내용으로 그대로 예수님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떼를 잘 치십시오.”


바로 베드로가 주님의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에 물음에 응답했을 때 이어지는 ‘내 양들을 돌보아라.’예수님의 당부 말씀과 일치합니다. 바로 주님 사랑은 주님의 양떼인 형제들을 돌보고 섬기는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베드로의 구체적 지침은 교회지도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염두에 둬야 할 예수님의 심중을 그대로 반영하는 말씀입니다.


“1.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2.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3.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이대로 실천할 때 으뜸 목자 예수님께서 나타나시는 날, 우리 모두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우리의 내적성장과 성숙도 바로 주님과 사랑의 관계와 함께 갑니다. 깊어지는 사랑, 깊어지는 관계입니다. 하여 베드로 사도처럼 끊임없이 바치는 주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 신앙의 고백, 희망의 고백이 중요합니다. 


이런 신망애의 고백은 수행의 실천을 통해 표현됩니다. 그러니 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주님께 대한 신망애의 표현인 것입니다. 우리가 평생,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는 우리가 주님께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고백하는 참 좋은 거룩한 수행입니다. 이런 사랑의 고백, 믿음의 고백, 희망의 고백과 더불어 날로 깊어가는 주님과 우리의 우정友情관계입니다. 


무엇보다 매일 봉헌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합니다. 관계의 깊이, ‘믿음으로’ ‘희망으로’ ‘사랑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프란치스코 성하의 2018년 사순시기 담화문 마지막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찬식탁에서 힘을 얻어, 저희의 마음이 더욱더 믿음, 희망, 사랑으로 불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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