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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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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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12-02 ㅣ No.134276

교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교구의 소식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주는 장점입니다. 각종 공문을 확인할 수 있고, 교구장님의 사목 방침을 알 수 있습니다. 성직자 사진첩을 검색하면 교구 사제들의 현재 임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의 소속은 가톨릭 평화신문 미주 지사로 돼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경력 사항이 있었습니다. 검색하니, 28년 동안 제가 있었던 장소와 제가 맡았던 사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오직 감사할 뿐입니다.

 

하느님 나라에도 홈페이지가 있다면 우리 모두의 삶의 순간과 행동을 검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선행과 우리의 희생을 검색할 수 있을 겁니다. 절망과 좌절의 순간에 함께 했던 따뜻한 이웃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겁니다. 다시 보면 감사할 일, 고마운 일, 행복한 순간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도 검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이가 내미는 손을 외면했던 순간, 남의 성공을 축하하기보다는 시기했던 순간, 불같은 성격을 참지 못하고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순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위안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시고, 우리에게는 고백성사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선행은 잊지 않고 기억하십니다. 우리의 허물과 우리의 잘못은 우리가 뉘우치고, 회개하면 모두 용서해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뉘우치고, 고백성사를 보면 하느님 나라 홈페이지에서 우리의 허물과 잘못은 삭제될 겁니다. 이것이 오늘 제1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우리의 선행과 희생은 기억되고, 우리의 허물과 잘못은 지워지는 세상입니다. 사막에 샘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늑대와 어린양이 함께 노는 세상입니다. 어린아이와 사자가 함께 춤추는 세상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즐거워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누가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입니까?” 율법 학자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의 대답을 들으시고 즐거워하신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더 좋은 집,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차, 더 좋은 것들을 얻으려고 공부를 합니다. 출세와 성공이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또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책을 자주 읽고, 나는 누구인지를 고민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며,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입니다. 밤하늘은 별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이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입니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참된 신앙인입니다.

 

나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얻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이해하기 때문에 이해받을 수 있고, 용서하기에 용서받을 수 있고, 사랑하기에 사랑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에게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것이 참된 기쁨입니다. 그런 세상은 분명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기도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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