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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이젠 진노를 거두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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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하느님! 저희가 죄를 지었나이다
저희로서는 감당 못할 큰 죄를 지었나이다
마치 응석받이로 자라 부모와 이웃의 소중함을 모르는 재벌가의 손주들처럼 굴었나이다
당신의 심장이 흑사병 앓는 살덩어리처럼 썩어 가도 우리는 괘념치 않았나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가 이웃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당신의 계율을 발 밑에 깔았나이다.
우리의 눈과 가슴은 당신의 나라가 아닌 나만의 나라를 꿈꾸었나이다
내 뜻과 욕심과 야망이 내 능력이 최대한으로 인정되어 내가 당신처럼 영광스럽게 되는 나라 나와 내 가족만이 행복한 나라를 꿈꾸었나이다
멀리 가난하고 착취 당해 더 비참해진 다른 가족들의 불행은 그저 테레비에 나오는 5 초 짜리 광고에 불과했나이다
그들의 불행은 오로지 당신 탓이었나이다
왜 그 사람들을 불행하게 놔두는 거예요? 도대체... 전능하시다매여? 어떻게 좀 해 보세요 늘 만점이신 하느님
그래서 너희가 서로를 죽여 자멸하기 전에 내가 이리 내 피조물을 제 자리에 돌리려 하노니 너희는 이래도 내가 일 잘 못하는 무능력한 하느님으로 보이느냐? 내 아이들아...
주님, 저희가 이제 당신의 뜻을 알았으니 이제 당신의 그 지당하옵고 지극히 정당하신 진노를 거두소서
저희의 앞날을 이제 저희가 지은 모든 죄를 보속하는 길로 이끄소서
저희는 애초에 당신의 뜻에 따라 당신의 길로 봉헌된 사람들이오니
앞으로 저희의 날들이 저희의 이 역청처럼 찐득거리고 녹아내린 아스팔트처럼 걸음마다 저희 발 밑에 들러 붙는 저희 죄의 결과를 말끔히 씻어 내리는 길거리 청소부의 길이 되게 하소서
저희의 눈과 귀와 입을 가리시고 저희의 마음과 발걸음이 오로지 당신을 향한 길에서 오롯하게 하소서
고독할 것이나 외롭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가는 길 마다 당신께서 이미 뿌려 놓으신 씨앗의 싹을 틔워 작은 꽃망울들이 피어 오르게 할 것이나이다.
그리하여 저희가 가는 길을 따라 온 세상이 꽃으로 가득 찬 들판이 되어 당신을 향한 꽃들의 찬미가 넘쳐 나면
그제서야 당신은 마음을 푸시고 저희 인류에게 베푸신 옛 영광을 되찾아 주시리다.
저희는 당신의 자비로 지금껏 이 땅 위에서 주인 행세를 하였나이다
이제 이 악한 소작 종들이 당신께 이 지구와 온 우주를 다시 바쳐 올려 모든 피조물들에게 참 주인이 누구신지 알게 하겠나이다
이제 참 주인께서 돌아 오셨으니 저희 종들은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주인의 거칠어지고 상한 발을 따뜻하고 깨끗한 물로 씻어 올리겠나이다
이제 진노를 거두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