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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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세로호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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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재 [ajeonguard] 쪽지 캡슐

2020-10-22 ㅣ No.221138

[단편소설] 세로호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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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아닌 탐욕이 아이들을 죽였다. 탐욕이 바닷물을 사주했으니 말이다. 바닷물이 무서워 위로 달려갔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닫혀 있던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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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무서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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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입 안으로도 들어왔다. 모두들 정신을 잃었다. 탈출하라고만 말했어도 그렇게 많이 죽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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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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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자연이가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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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신이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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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 할아버지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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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던 자연이가 일어났다. 자연이 앞에 하얀 수염으로 덮인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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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말이냐. 나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첫 번째인 누구란다. 너도 성당 활동 열심히 했으니 내가 누구인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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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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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제 생각났어요. 베드로예요. 베드로 사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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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았다. 내가 바로 베드로이다. 이제 알겠느냐, 자연아. 여기 네 이름이 있는 열쇠가 있다. 이걸 받아 내 뒤편에 있는 문을 열어라. 그리고 들어가거라. 너는 오늘 천국에 온 사람들 중 503번째 여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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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은 열쇠를 받아 들고 베드로 뒤편에 있는 문 앞으로 가서 열쇠를 넣고 왼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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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말로만 들은 천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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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는 앞에 펼쳐진 광경 때문에 엄청난 흥분과 감격에 쌓였다. 잠시 자연이는 생각에 잠겼다. 그것도 잠시 아기천사 네 명이 장자연을 들고 어디론가 날아갔다. 밑에 펼쳐진 광경은 어렸을 때 어머니와 갔던 단풍 들은 금강산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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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날아갔을까. 아기천사들은 텔레포트로 순간이동을 했다. 눈 깜작할 사이에 자연이는 꽃으로 뒤덮인 곳에 도착했다. 아기천사들이 사라졌다. 도착한 곳에서는 엄청 귀여운 얼굴에, 글래머라고 할 수 있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이 자신을 반겨주는 것이 아닌가. 비키니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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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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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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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햄!, 나로 말하면 마리아고레띠란다. 너와 같은 청소녀들도 담당하는 성녀란다. 중고등부 학생들도 천국에 오면 제일 먼저 만나는 여인이 바로 나 성녀 마리아고레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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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고레띠시라구요. 성인전에서 읽었어요. 근데 알렉산델은 어디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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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만났단다. 그는 천국의 골든 정원을 열심히 가꾸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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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고레띠 성녀님을 열네 번이나 칼로 찌른 남자를 만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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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다시피 천국에서 가장 대접을 받는 사람은 용서를 할 줄 아는 사람과 자선할 줄 아는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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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를 죽인 사람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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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 일들은 잊으렴. 인간계 일들은 인간계 사람들한테 맡기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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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은 자신을 죽인 사람들이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았지만 뭘 잘못 먹었는지 금세 용서를 해 버렸다. 자신을 열네 번이나 칼로 찔러 죽인 알렉산델을 용서한 마리아고레띠 성녀처럼 말이다. 자연이는 인간계에서 있을 때 처세술에 대한 책도 읽었는데 가장 큰 보복은 용서라는 구절이 있었음을. 자연이는 일주일에 책을 서너 권 읽던 독서광이었다. 학교 공부도 열심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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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고레띠 성녀님, 천국에도 도서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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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있고말고.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등장한 모든 책이 다 있단다. 셀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많은 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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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혹시나 포르노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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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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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도 있는지 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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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르노도 있지. 근데 볼 수는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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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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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보는 것도 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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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 도서관에 가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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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고 싶으면 가도 좋아. 근데 거기 문지기는 너와 같은 한국 출신인데 이름이 변성재라더구나. 학문과 예술을 주관하는 대천사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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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전 관심 없어요. ... 다음에 뵐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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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렴, 자연아. 또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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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 한 모습, 풍만한 가슴, 빵빵한 엉덩이, 12살 때 죽임을 당했다던데 모습은 20대 초반의 모습이라니. 천국은 참 희한한 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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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 여기가 하늘나라 도서관이에요. 인간계 미래기술이란 책도 있네요. 인공위성을 이용해 무선송전을 하는 방법도 기록되어져 있어요. 인공위성을 통해, 소행성의 음지에 착륙한 탐사로봇에도 전기를 공급하면 음지에서도 탐사를 할 수 있데요. 신기하죠. 좀 더 넘기니 중력역전현상에 대해 나와 있네요. 중력에 반발하는 척력이 있는데 그것을 극대화 하면 바다를 항해하는 항공모함도 여객선도 날아다닐 수 있데요. 잠수함은 바다 속도 그리고 육지도 하늘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데요. 엄청난 기술이래요. 특히 제 관심을 끄는 게 있는데요. 인간계에서 꿈꿨던 것들을 영화처럼 볼 수가 있는 장치예요. 원리가 워낙 복잡해서 제 머리로는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어요. 진짜 벼리별 게 다 있네요. 다른 책에는 한참 유행할 거라는 코로나19에 대한 체질치료법도 있는데요, 코로나19에 강한 체질로 체질을 변화시켜 코로나19를 이겨내는 거래요. 코로나19는 중국의 4대 발명품 중 하나라고 되어 있네요. 종이, 화약, 나침판, 코로나19래요. 피가 묽어지며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병도 온데요. 헤모글로빈 결핍증 +크로파형이라고 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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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은 워낙 신기한 게 많아서 알지 못했던 게 많아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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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보는 빔 프로젝터도 있었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TV 속보에서 전원 무사하다는 걸 보고 듣고 안도하며 보톡스 하러 간 장면도 나오고 있었다.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다. 누가 보기에는 개탄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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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은 그러다 혹시나 어머니가 어떻게 지내실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간계를 볼 수 있는 거울로 어머니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혼자 장자연을 키운 어머니! 장자연의 어머니는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자녀는 장자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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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병원 침대에 누워 계셨다. 오른손목에는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무슨 일일까. 그처럼 강했던 어머니인데 자살이라도 하시려고. 장자연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무리 천국이라지만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의 모습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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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청소녀)들을 담당하는 마리아고레띠 성녀한테 찾아가 부탁해야 할까. 자기 어머니를 어머니 꿈에서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성모님께 도움을 구해 주십사 청해달라고 말이다. 성모님을 직접 찾아가 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장자연은 성모님이 어떻게 생기셨는지 몰랐다. 더군다나 성부 하느님도 성자 예수님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자기가 천국에 온지 인간계 날짜로 두 주일이 되었지만 말이다. 솔직히 만나 뵐 엄두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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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고레띠 성녀님, 제 어머니가 많이 아파요. 제발 청하옵건대 어머니 꿈속에서 어머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제발이요. 이렇게 간곡하게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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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산 사람의 일은 산 사람에게 맡겨라. 너는 더 이상 인간계 사람이 아니야. 천계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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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요. 엄마가 너무 불쌍해요. 남편 없이 홀로 저를 키웠는데 이제는 딸인 저마저 곁을 떠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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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안 돼요. 장자연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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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알렉산델 꿈속에 나타나 장미 꽃다발을 던져주셨어요. 그건 되고 저는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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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마리아고레띠 성녀는 마음이 약해졌다. 자기가 알렉산델의 꿈속에 나타나 장미 꽃다발을 던져줬다는 것을 알고 있지를 않은가. 완고했던 마리아고레띠 성녀의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마리아고레띠 성녀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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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구나. 그렇게 하려무나. 성모님께 전구를 해주십사 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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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장자연은 마리아고레띠 성녀의 허락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날짜는 인간계 58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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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흘, 시간은 흘러 58일 새벽이 되었다. 장자연은 인간계 한국 새벽에 어머니 꿈속에 나타나 엄마 나 자연이야. 마리아고레띠 성녀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왔어.”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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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카네이션 꽃눈이 내려왔다. 그리고 활주로에 카네이션이 불이 켜지듯 서서히 환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직접 장자연이 손으로 어머니께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다. 그리고 나서 어머니께 간곡한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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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살하면 안 돼. 훗날 엄마 돌아가시면 내 품에 엄마를 안고 하늘나라로 갈게. 그때까지 전처럼 멋지게 사는 거 잊지 마.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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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이 어머니 곁을 떠나 천국으로 갔다. 장자연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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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 딸아, 이 어미 남은 인생 꿋꿋하게 살아갈 거야. 더 이상 슬퍼하지 않을 거야. 사랑한다, 내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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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을 수 없는 아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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