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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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폴리카르뽀 주교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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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2-23 ㅣ No.110286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현명한 스승은 제자들이 배고플 때 빵을 주지 않습니다. 현명한 스승은 빵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현명한 스승은 제자들이 배고플 때 물고기를 주지 않습니다. 현명한 스승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주변을 보면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 때문에 형제들이 서로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산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형제의 난이라는 이름으로 신문에 소개되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분도 법적인 분쟁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빵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버님께서는 6년 전에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혹시라도 형제들이 서로 다툴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런 재산도 물려주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버님께서는 저의 형제들에게 소중한 것을 두 가지 물려 주셨습니다. 하나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신앙입니다. 2017년 교구의 사목지침은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입니다. 저의 집은 예전부터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가족들이 모여도 늘 미사가 중심입니다. 제가 사제가 되고, 동생이 수도자가 되어서는 더욱 미사가 가족들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중심에 있기에 서로 다툴 일도 없고, 마음이 상할 일도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늘 책과 가까이 하는 모습입니다. 아버님께서는 책을 즐겨 읽으셨고, 성경도 필사하셨습니다. 저의 서품 성구인 시편 126장을 붓글씨로 쓰셔서 족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다른 어느 것보다 소중한 아버님의 선물입니다. 형제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손에 책 한 권씩은 들고 다녔습니다. 인문학, 신학, 철학, 경제, 문학 서적을 가까이 하면 짧은 인생이지만 수백 년 이상의 지혜와 깊이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빵과 물고기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채울 수 없는 지혜와 가치입니다.

 

경주 최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단순히 재산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재산을 잘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가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당쟁에 얽히지 말라는 뜻)

2.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는 뜻)

3.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인정을 베풀어 적을 만들지 말라는 뜻)

4.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가진 자로서 없는 자를 착취하지 말라는 뜻)

5.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검소, 절약하라는 뜻)

6.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상부상조하라는 뜻 )

 

이런 가훈이 있었기에 400년 이상 지역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면서 부유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끝까지 나와 함께 하는 것은 마음입니다. 몸은 땅에 묻히면 그만입니다. 재산은 그 땅에 묻힐 때 함께 하지 못합니다. 가족들은 땅에 묻히는 곳까지만 함께 해 줍니다. 마음은 하느님과 함께 합니다. 착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나누는 마음, 겸손한 마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소금이 짠맛을 잃어버리면 길에 버려 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을 합니다. 사람은 문명과 문화를 만들었으며, 많은 것들을 만들고 발명하였습니다. 사람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또한 비참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나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못 먹어서 병들기도 하지만 너무 먹어서 병들기도 합니다. 이기심과 질투 때문에 서로 싸우기도 하고, 애써 만들어온 모든 것들을 스스로 파괴하기도 합니다.

 

오늘 화답송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존재로서 의미 있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지금 당장 즐거운 쾌락에 빠지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존재로서 의미 있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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