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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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3 화/ 내 처지를 보시고 다가와 일으켜주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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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8-03-12 ㅣ No.118946




사순 4주 화, 요한 5,1-16(18.3.13)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요한 5,9)





Christ Healing at Bethesda





내 처지를 보시고 다가와 일으켜주시는 주님

 

오늘 복음에서는 불치병을 고쳐주시는 예수님의 선과 그분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유다인들의 악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때는 노동은 물론 병도 고쳐서는 안되는 안식일이었습니다. 벳자타 못 주변 주랑에는 병을 고치려는 소경,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많은 병자들이 누워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고통과 소외가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벳자타 못 주랑에는 무려 서른여덟 해나 앓아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못의 물이 출렁거릴 때 그를 못 속에 넣어줄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그는 출발선에서부터 불공정한 상황에 패개쳐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무관심 속에 소외된 이들 가운데 가장 소외된 채 절망을 밥먹듯 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십니다. 일어서서 움직이지 못하는 그의 마비된 삶에 손을 내미신 것입니다. 무관심과 소외 상황을 멈추어주시려고 생명과 사랑의 관계를 맺어주신 것이지요. 벳자타 못에 들어갈 공정한 기회마저 박탈당한 그의 처지를 품으신 것입니다. 생명이 죽음에게, 희망이 절망에게, 해방이 얽매임에게 눈길을 돌린 셈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긴긴 세월을 고통과 절망 속에 누워지내는 그의 처지를 알아보십니다. 서른여덟해는 이스라엘 백성이 카데스 바르네아에서 떠나 제렛 시내를 건널 때까지 걸린 세월과 같습니다(신명 2,14). 그는 휘몰아치는 절망의 폭풍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치유의 기회를 기다려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절망섞인 기다림을 보시고 하느님의 선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건강해지고 싶은지 물으신 다음, 그에게 “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하십니다. 그는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갑니다. 그렇게 절망과 죽음과 아픔은 사라져버립니다. 그분께서는 그의 잃어버린 공정성을 되찾아주시고, 무관심의 광야에 버려져있던 그를 관심의 한복판으로 불러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소외된 그에게 '먼저' 다가가 갈망을 채워주시고, 생명과 희망의 불꽃을 피워주십니다.

한편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자를 고쳤을 뿐 아니라,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다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사람을 살리고 해방시켜주심으로써 안식일의 정신을 밝히 보여주셨지요. 그럼에도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본성인 선(善)과 사랑을 외면한 채, 그럴싸한 자기들만의 논리를 펴며 악을 따라가버립니다.

우리는 매순간 선과 악의 갈림길을 만납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 선(善) 자체이신 하느님과의 일치를 추구해야겠습니다. 사랑으로 무관심과 소외 속에 살아가는 '끝자리'의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불공정과 불평등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바꿔나가야겠습니다.

오늘도 죽음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절망스런 상황에 희망의 꽃을 피우며, 무관심과 소외의 광야에 따뜻한 사랑의 모닥불을 지피는 참 좋은 날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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