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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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주님 없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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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7-02-22 ㅣ No.110271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주님 없이는"

형제들과 남도 지방의

한 깊은 계곡으로 소풍을 갔다가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깎아 지르는 듯한 절경의 계곡

그 사이로는 엄청난 양의

맑은 물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계곡 여기저기에는 집채만한

기의 바위들이 즐비했습니다.

어떤 바위는 그야말로 ‘반석’(盤石),

 ‘마당바위’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계곡으로 내려가 신나게

수영을 즐긴 저희는 차가운 물에

체온이 떨어져 으스스해지면 넓은

바위 위로 올라와

햇볕에 몸을 말렸습니다.

 바위들이 얼마나 넓던지 열 명

이상 되는 형제들이 드러눕기도

하고 둘러앉아 카드놀이를

 해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 든든해지는

넓고 평평한 바위들을 떠올리며

그 옛날 베드로를 향해 반석이란

 이름을 지어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장마가 시작되어 큰물이 흘러들어

급류가 형성되면 웬만한 바위들은

견뎌내지 못하고 다들 하류로

흘러갔습니다.

그러나 덩치 큰 반석들은

수백 수천 년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켜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베드로 사도는 원래 든든한

반석이라기보다는 쉼 없이

흔들리던 나약한 존재였습니다.

 큰물이 들이닥치면 속수무책으로

 떠밀려 내려가던 작은 돌맹이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이랬다 내일 저랬다

변덕도 심했습니다.

오늘 목숨이라도 걸 듯

맹세하지만 내일 어떻게

뒤통수칠지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의 모든 인간적 약점과

불충실을 정확하게

보셨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반석,

즉 베드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시며 수제자 직분을

수여하심을 물론 천국문의

열쇠까지 맡기셨습니다.

 그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던 동료 제자들은 속으로

 웃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스승께서는 그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십니다.

한번 결정하신 바를

번복하지 않으시며

끝까지 밀고 나가십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오복음 16장 18~19절)

 주님의 간절한 바람대로

어느 순간 베드로 사도는

든든한 교회의 반석이 되었습니다.

 럭비공 같은 성격에다 ‘허당’

기질이 다분했던 그 결점 투성이요

허점 투성이였던 그가 반석이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좌충우돌을 반복하던 베드로,

 옛 습관을 쉽게 고치지 못했던 그,

그렇게 어리석고 아둔했던 그,

마침내 스승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한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 그였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한 가지 깨달음에

도달했던 것입니다.

 ‘주님 없이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는 나로구나!

주님의 도움 없이는 나는

단 한 순간도 스스로 설수 없는

존재로구나! 주님을 떠나 사는

 그 순간이 지옥이요 멸망이로구나!

내게 남은 것이라고는

오직 주님 밖에 없구나!’

 그 절절한 깨달음과 정화의

과정을 통과한 베드로 사도는

그제야 진정한 수제자,

든든한 반석으로

듭나게 되었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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