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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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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7-12-12 ㅣ No.2281

 

 

 

영화 휴먼 캐피탈 Il capitale umano, Human Capital, 2013


휴먼 캐피탈,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영화의 시작은 졸업식 파티 행사장 등을 청소하는 직업을 가진 어떤 사람이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왔다고 아직 일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 임금은 월요일에 주라고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길에 일하고 뺑소니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그때 그 사람은 

아직 사망하지 않았던 상태였다. 

 

그런데 운전자는 그대로 뺑소니는 쳤다. 차를 세우고 다친 사람이 어찌되었는지 살펴

보고 119에 응급 전화를 걸고 최대한 할 수 있는 응급조취를 취했더라면 그사람은 죽

지 않았을 그런 사고였다. 병원에 실려와서 치료받던 중 사망했으니 말이다. 이러한 

모습이 어쩌면 "탐욕스런 현대사회의 날카로운 초상"이 아닐까? 

그리고 ... 그냥 장면 장면을 세밀하게 꼬집는다면 ...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왔지만 아직 하던 일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만 더 함께

도와 함께 일을 마칠 수는 없었을까? 그가 너무 자기 시간만 챙기지 않고 남들보다 1시간

더 함께 일했다면 그 시간에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런 사고를 면했

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어 본다. 자신의 것을 충실하게 챙기며 사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좋지만 ... 함께 공동으로 하던 일 함께 마쳤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리고 1장 디노, 2장 칼라, 3장 세레나 

그렇게 나눠서 이 사건과 관련되는 사람들의 삶을 깊숙하게 조명해 주고 있는데, 

각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가 살아내는 삶의 가치는 얼마인지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영화 감상이 아닐까 싶다. 
 

1장 디노 ...

디노는 딸 세레나의 남친 마시의 부모님이 굉장한 부자라는 걸 알게 된다. 

디노는 ... 부자가 되기 위해 큰 모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큰 모험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지, 모르는지 ...

그리고 그는 베르나스티 펀드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무조건 투자한다. 

많은 이자를 준다면 앞뒤도 가리지 않고 무조건 투자하고 그리고 결국 쫄딱 망하는 

그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디노의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TV 뉴스를 통해 어제 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뺑소니 사고로 누군가 숨졌다는 뉴스가 보도 되나... 그거 그건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로 취급되는 오늘날의 어떤 현실 ...

 

디노는 디노대로 자기 걱정에 빠져 있고, 그 부인은 임신 소식에 그저 기뻐하고 있다. 

그 어떤 사람이 그렇게 죽은 죽음은 그저 그것일 뿐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그의 

죽음은 어떤 의미도 없었다. 디노는 투자한 돈을 몽땅 잃을 위기에 처하자 ... 부인의 

임신 소식도 그저 건성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쩌면 디노가 보여주는 모습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인의 임신 

소식이 굉장히 기쁜 소식이고 중요하나 ... 내 발등에 떨어진 걱정이 더 우선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닐까? 아마도 이러한 모습은 바로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다. 

2장 칼라 ...

글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칼라, 개념 없음이라는 표현이 어울릴까? 

어쩌다 돈 좀 있는 남자 만나서 신데렐라가 된 부인이라고나 할까? 


- 왜 세워요?

- 네일숍 예약이 돼 있습니다.

  3시엔 마사지 예약도 있고요. 

- 미안한데 그냥 출발해요.

- 어디로 모실까요? 

- 신발이 필요하니까 '발도니'로 가죠.

- 알겠습니다 

- 그러지 말고 '크로제'로 가요 

  거실 커튼에 쓸 천을 골라야겠어요. 

- 네, 서모님 

- 미안해요 

- 아닙니다

- 그냥 아드리아나의 골동품 가게로 가줄래요?

  인도에서 신상품이 들어왔다는데 놓치고 싶지 않네요


이 모습이 칼라의 삶의 모습이다. 

한 마디로 줏대가 없다고나 할까? 아니면 일방통행이라고 할까?

예약도 그냥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사는 일방통행? 

하고 싶으면 그냥 생각없이 그냥 하고 사는 모습...


그러니까 예술 감독인가와 함께 남편이 출장 간 사이 늦은 시간에 자기 집에서 

오붓하게 영화를 즐기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아들이 술에 취해서 데리러

오라는 전화를 하나 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들이 집에 돌아와자 그 예술 감독을 

보내면서 그와 키스하는 걸 아들이 보고 말았다. 아무튼 칼라가 그 예술 감독이랑 

사랑놀이 하는 그 시간에 아무튼 아들의 차로 인해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영화를 좀 주위 깊게 본다면 ...

칼라가 그 예술 감독을 다시 찾아가 극장을 못 하고 아파트로 개조하겠다는 이야기

를 전할 때에도 TV에서는 그 뺑소니 교통사고 뉴스를 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그냥 뉴스일 뿐이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식으로 칼라와 그 예술 감독은 자기들

만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두 번에 걸쳐서 TV를 통해 그 뺑소니 사고에 대해서 전하는

데 두 번 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그냥 무심하게 지나간다. 이 또한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아무튼 개념없이 사는 모습인 것 같다. 무척 답답하다. 그저 감정이 시키는 대로 

계획도 없이 일을 저지른다. 뒷감당도 못하면서 ... 타인들의 이야기에 휘둘리며 

자기 표현, 자기 주장을 제대로 못하고 사는 칼라의 모습인 것 같다. 왜 이렇게 살

게 됐을까? 칼라는 ...


- 회의 들어가니까 2시간 동안 방해하지 마 

  직원들한테도 그렇게 전해 줘 

- 진짜 무슨 일이야? 

- 지금은 설명하기 복잡해서 그래 

  걱정하지마 

  내가 다 알아서 해 

- '괜찮아 아무 걱정 마'  

  '내가 다 알아서 해' 

  '물어보지 마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해' 

  '멍청한 당신이 뭘 알겠어' 


그러니까 칼라의 남편이 칼라를 이렇게 대해왔다는 것이다. 

사실 돈만 있으면 뭐하냐? 남편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고 사는데 어디 마음 붙이고

살 수 있었겠는가 싶다. 늘 주늑들고 ... 자존심 상하고 ... 아무튼 행복한 부부의 삶의

모습은 아니다. 이 모습도 어쩌면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참고 참고 또 참고 살던 칼라 ... 그녀가 남편한테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이후 변했다. 

쇼윈도 부부처럼 살던 칼라가 모처럼 자기 표현을 잘 하고 있다. 

차를 몰고 가다가 진로를 방해하고 있는 차를 보고 ...


- 뭐야, 제길 

  저리 비켜 이 자식아 

  꺼지라고 미친놈아 

  운전 그따위로 할래!

  이런 젠장 

  빌어먹을! 


그리고 ...


  미안해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죄송해요  

3장 세레나 ... 

어쩌면 이 영화는 세레나를 중심으로 엮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레나에 관한 내용이 전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칼라와 친구들의 대화...


- 마시의 코타피비 수상을 위하여!

- 난 못 탈 거야 

- 그럼 누가 타 

  한 명은 똑똑한 게이고 

  나머지 한 명은 깜둥이잖아

- 너무 어려운 거 아냐? 

- 우린 진짜 저질이다 

- 그래 

  그만 좀 해 


이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 ...

자기와 친한 친구가 아니면 적인 것처럼 생각하는 ...


칼라 ... 마시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어느날부터 루카를 좋아하게 된다. 

루카는 ... 


- 아빠는 너 세 살 때 집 나가고 엄마는 돌아가셨다고? 

- 어느 날 갑자기 폐에 종양이 발견돼서 2주 만에 돌아가셨어 

- 그렇구나 

  난 11살 때부터 엄마가 없어 

- 너희 엄마도 돌아가신 거야? 

- 아니, 아빠가 바람피워서 엄마가 집 나갔어.

  고등학교 동창이랑 도망가서 루마니아에서 살고 계셔 

- 멋지네 

  엄마는 자주 봐? 

- 내 생일엔 통화해 

  아주 기념비적이지 

- 그렇겠네


그리고 루카는 ... 

 

- 사실은 ...

  집에서 나온 마약 내 거 아니야 

  근데 그냥 불기 싫었어 

  배신하는 거 같아서 

- 너 용기가 대단하다 

- 그렇지 않아 

  그날 밤 유치장에서 너무 겁이 나서 

  소변검사와 심리치료 명령을 받아들인 거야 

  18살 때까지니까 곧 끝나 

  나랑 같이 다니면 네가 곤란해질 거야 

  난 위험인물이거든 

  지역신문 1면을 장식한 사람이야 

- 난 더 하나도 안 무서운데 

- 그래? 

  나랑 있으면 다들 걱정할걸 


동병상련이랄까? 

세레나는 루카를 좋아하게 되었다. 사실 알고 보면 루카는 순수한 아이였다. 

그런데 아무튼 세레나와 친해지면서 감당할 수 없는 사고가 나게 된 것인데...

세레나는 루카와 함께 있고 싶어서 친구들과의 파티도 피곤하다는 핑게를 대고 가지

않았다. 그런데 마시가 술에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자 마사 엄마한테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자, 마시와 친한 세레나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


이때에 루카가 세레나를 따라 왔고 ... 마시는 세레나의 차에 타고 집으로 향했고, 

마시의 차를 루카가 운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루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을 실수로 치고 그대로 도망간 것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세레나는 숨겼다. 


그런데 세레나의 아버지 디노는 세레나가 루카에게 쓴 메일인가를 보고 그걸 가지고 

칼라와 협상을 한다. 자신이 투자한 투자금 플러스 수익금을 달라고 ... 아무튼 결론은

루카가 잡혀들어갔다. 그런데 ... 세레나는 루카의 손목에 여러 개의 상처를 발견한다.

자살 시도한 흔적들이다. 그리고 루카는 잡히기 전에도 역시 자살시도를 했다. 왜 자신

에게 이런 일이 끊이없이 벌어지느냐고 ... 


그리고 루카의 삼촌...

루카 엄마의 사망 보험금으로 아무튼 루카를 보살핀다는 명목으로 함께 살고는 있지만...

마약을 거래하고 ... 그걸 들키자 조카인 루카가 다 뒤집어 써도 눈 감고 ... 

자기가 형을 사는 것보다 아직 미성년자인 루카가 범인이 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하므로...


 그리고 

- 자기야 

  안 내려 올거야?

  가서 케이터링 좀 신경 써주면 안 될까? 

  상태가 별로인 거 같던데 

- 설령 당신이 개밥을 준다해도 

  저들은 당신을 좋아할 거야

  행복해하는 것 좀 봐 

- 그럼 슬퍼해야 돼?

- 물론 아니지

  다들 원하는 걸 얻었으니까

  '이 나라가 망한다'에 베팅한 당신이 ...

  결국 이긴 거네 

- '우리'가 이긴 거야 

  자기도 포함해야지 

- 어머니 아버지가 오셨어 

  저 멍청한 두 분도 자리를 빛내주는데 ..

- 바로 내려갈게 

- 고마워 

- 당신 정말 아름다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

세레나가 루카를 면회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사랑하는 루카를 지켜주려 끝까지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는 세레나 ...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지 않을까? 


그리고 자막이 뜬다 ...


과실 치사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루카는 

내년 가을이면 형기가 끝이 난다.

미시의 보험회사는 피해자의 가족에게 

보상금 218,976유로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상기 액수는 사람의 기대 수명 및 수입 능력 

정서적 유대 관계의 양과 질 등에 따라 측정된다. 

보험 회사는 이것을 

'휴먼 캐피탈'이라 부른다. 

휴먼 캐피탈 


* 감독 : 파올로 비르지 


영화 줄거리를 쓰고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 보면 미래가 없어 보이는 루카를 버리지 않고 교도소까지 찾아간 세레나 ...

루카의 휴먼 캐피탈을 얼마로 봤을까? ...

사실 나라면 ... 

루카를 선택하지 않았다. 루카의 휴먼 캐피탈, 곧 루카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건 솔직한 심정이다. 나는 세레나의 선택을 하지 못하겠다. 


사실 루카는 마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지역 신문 1면에 실렸던 기사 그대로가 루카 자신이 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루카와 함께 하는 것조차 피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세레나는 그런 루카와 함께 하고 있다. 

이런 세레나의 선택을 우리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세레나의 선택 ...

사실 난 자신 없다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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