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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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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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2-22 ㅣ No.110265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꾸중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교회를 맡긴다고 하셨고, 천국의 열쇠를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가하면 사탄아 물러가라고 하실 정도로 호되게 야단을 치셨고, 닭이 울기 전에 나를 3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하시면서 베드로 사도의 배반을 예언하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물고기를 많이 잡아 주신 예수님을 두려워했었고, 죄인인 자신을 떠나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지옥까지라도 함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교회의 모습은 베드로 사도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지켜주시기 때문에 교회는 거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고, 용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인류와 역사 앞에 잘못도 하였습니다. 그릇된 신념으로 이교도를 단죄하였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서서 이성의 빛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교회가 인류와 역사 앞에 잘못한 것들에 대해서 겸허하게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베드로 사도와 비슷합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교우들 앞에서는 사제로 산다고 이야기하지만 많은 경우에 저의 욕심이 앞설 때가 많습니다. 주님을 위한 시간을 내기 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저를 용서해주시고, 사제로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에 오직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은 베드로 사도의 자리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생전에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자리를 내세운 적이 없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였고, 동생 안드레아의 손에 이끌려 예수님을 만난 뒤로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였습니다. 그런 베드로를 교회는 사도들의 으뜸이라고 생각하였고, 기꺼이 베드로에게 교회의 사도좌의 권위를 내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사랑하였고, 죽기까지 예수님의 뒤를 충실하게 따랐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3가지를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은 베드로의 능력과 재능에 따라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었습니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교회를 맡겨 주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 따라서 우리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고백을 합니다. 베드로 사도를 계승하는 교황은 또한 예수님께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셨습니다.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닙니다. 천국은 지금 이곳에서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며, 나누는 이곳이 이미 천국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신 것이 아니고, 살아있는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셋째,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조건으로 용서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용서가 없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권위는 주장하고 내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권위는 유리와 같아서 쉽게 깨지고,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진정한 권위는 아낌없이 내어주고, 희생하는 것입니다. 그런 권위는 불의와 폭력 앞에서 위축되지 않으며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기 마련입니다. 나의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나의 권위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권위가 아닙니다. 나의 체면과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권위일 뿐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참된 권위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그러면 으뜸 목자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은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사랑과 용서, 나눔과 희생으로 사라지지 않는 우리들의 자리를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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