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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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태양을 품은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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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원 [silver0824] 쪽지 캡슐

2017-06-18 ㅣ No.112695

 




2017년 가해 성체 성혈 대축일


<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복음: 요한 6,51-58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신앙체험을 담은 책 딸랑 이거 하나로 제가 이렇게에서 김혜옥 젬마자매님이 냉담자 언니를 회두하고 개신교 신자였던 언니 친구에게 선교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냉담하던 언니에게 미국에 살다가 돌아온 개신교 친구가 천주교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말했으나 자신도 냉담하던 중이라 동생에게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젬마 자매는 주일이 되면 둘을 데리고 절두산 성지 미사에 두 달 정도 나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화살기도를 했지만 겉으로는 특별한 말을 꺼내지는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날도 혼자만 일어나 성체를 영하러 나가는데 예수님의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슬프구나. 저들에게 나를 나누어 주고 싶은데 할 수 없다니. 도대체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왜 내가 너를 이곳에 불렀겠느냐?”

젬마 자매는 눈을 들어 슬픈 모습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았고 너무나 죄송해 가슴이 아팠습니다. 무언가 뜨거운 기운이 자신을 채우며, ‘그래, 오늘은 꼭 말해야겠다!’라는 결심이 생겼습니다.

미사 후에 젬마 자매는 두 언니를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습니다.

이제 때가 되었으니 언니는 고해성사를 보고, 언니는 본당 예비 신자 교리를 신청하도록 하십시다. 주님께서 너무나 원하십니다.”

이 말을 할 때 젬마 자매의 눈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리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 주에 젬마 자매의 친언니는 냉담을 풀고 미사에 나가기 시작했고 다른 언니는 가까운 성당에 찾아가 스스로 교리 반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세례를 받게 되었고 착실한 신자가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젬마 자매는 자신도 모르게 이 두 언니에게 성체와 성혈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생명의 빵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생명의 빵은 생명을 간직하고 있어야합니다. 생명은 하느님 한 분뿐이십니다. 그 생명을 자신 안에 간직하지 못하면 혼지 힘으로는 누구에게도 생명을 나누어줄 수 없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은 몸이 따듯합니다. 몸이 식었다는 것은 죽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을 살게 만드는 그 열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물론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먹건 그 음식도 그 열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누군가로부터 그 열을 받은 것입니다. 그 에너지의 원천은 태양입니다. 그러나 태양 자체가 우리 몸으로 들어올 수는 없습니다. 어떤 매개체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그 매개체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태양도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먹히는 일까지 해야 합니다. 우리가 열을 낼 수 있는 것은 태양이 자신을 그 음식이 될 매개체에 심어 우리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익은 과일을 먹을 때 그 안에 녹아있는 태양도 함께 먹는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태양이 우리 안에 살아 있어야 그 열로 우리도 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한 신앙인 안에 들어가 그 신앙인을 받아들이는 이에게 생명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분이 생명의 빵이듯 그분을 모신 이도 생명의 빵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이 빵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그 재료가 봉헌되었어야합니다. 봉헌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치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하느님께서 생명의 빵을 주시기로 결심을 하셨지만 처음엔 당신을 받아들일 매개체가 될 것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을 온전히 받아들여 세상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사랑을 내어놓을 인물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과일과 같지 않아서 하느님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죄에 사로잡혀 있어 하느님께 자기 자신을 도구로 내어드릴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뱀으로부터 자유로웠던 한 분이 계십니다. 바로 뱀을 밟고 서 계신 성모 마리아입니다. 성모님은 뱀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며 자신을 주님의 뜻에 내어드렸습니다. 성경은 성모 마리아의 이 순종을 믿음’(루카 1,45 참조)이라 부르며 그 봉헌을 통해 사랑이신 분이 인간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 사람의 모습을 취하셨기에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하느님은 믿음이 있는 이들의 봉헌을 통해 축복을 세상에 보내주시는데, 아브라함을 세상의 복이 되게’(창세 12,2 참조) 하시기 위해 먼저 그의 외아들 이사악을 바쳐보라고 믿음을 시험하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창세 22,2 참조).

 

태양에게 봉헌되는 과일나무들처럼 성모님도 당신 자신을 봉헌하여 당신 안에 하느님을 품습니다. 성모님은 본성이 인간이셨지만 하느님과 하나가 된 것입니다. 하느님도 성모님으로부터 봉헌된 인성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습니다. 마치 과일과 태양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두 다른 본성이 하나가 된 것입니다. 사람은 태양은 먹을 수 없지만 태양이 담긴 과일은 먹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사랑 자체이신 분은 먹을 수 없지만 사람이 되신 사랑은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인성을 입고 태어나신 하느님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랑이 곧 하느님의 생명이기 때문에 사랑을 먹지 못하면 영원한 생명을 간직하지 못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믿음의 봉헌 덕분으로 이제 하늘에서 생명의 빵이 세상에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이제 모든 구원되는 이들은 이 성모님의 구원의 모델을 따릅니다.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께서 문 밖에 서서 들어오시려 하십니다(묵시 3,20 참조). 그러면 그것을 믿고 자신을 내어드리는 행위를 해야 하는데 바로 믿음의 봉헌입니다. 이 믿음의 봉헌이 십일조입니다. 처음에 십일조를 냈던 인물이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아들까지도 기꺼이 주님께 봉헌할 믿음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대사제 멜키체덱에게 자신이 얻은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그리고 축복을 청합니다. 멜키체덱은 주님께 빵과 포도주”(창세 14,18)를 바치며 아브라함을 축복해줍니다. 이것을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이 준비한 빵과 포도주를 당신 살과 피로 돌려주시는 예식으로 변화시키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신자들이 봉헌한 십일조를 빵과 포도주로 봉헌하는 사제를 통해 그 안에 들어오셔서 그 제물을 축성하십니다. 이는 마치 제물로 바쳐지는 성모님 안에 하느님이 들어오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축성된 빵과 포도주를 우리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 믿습니다. 우리가 뿌리고 가꾼 과일에 태양이 들어와 결국 그것이 우리를 살리는 생명의 양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그 양식을 먹고 성화되어 사람이면서 하느님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구원이 불가합니다. 그러나 먼저 그분을 주인으로 인정하기 위해 그분께 우리를 내어드리는 상징으로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는 믿음의 행위가 선행되어야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3-5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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