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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하느님 선물 / 사순 제3주일[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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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3-19 ㅣ No.11083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그러자 그 여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두레박도 가지고 계시지 않고 어디에서 그 생수를 마련하시렵니까? 선생님이 저희 조상 야곱보다 더 훌륭한 분이십니까? 그분께서 이 우물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물론 그분 자녀들도 이 물을 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4,10-14 참조)

 

야곱의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이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는 아름다운 내용이다. 사마리아는 솔로몬 임금이 죽은 뒤 남북이 갈려서 북이스라엘의 영토였다. 더욱이 아시리아 침공을 당한 뒤에는 이방인들과 섞여서 살게 됨으로써, 유다인들은 이 지역을 정통 종교의 이단자라고 하여 멸시한 곳이다.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오로지 외롭고 목마른 한 여인만이 보이실 뿐이었다.

 

한 여인이 우물가로 다가온다. 가장 뜨겁고 목마른 시간, 아무도 없는 우물가에 물을 길으러 온 사마리아 여인이다. 주로 햇볕이 뜨겁지 않은 이른 아침 시간에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오는데, 그 여인만은 유독 아무도 없는 시간을 택해 물을 긷는다. 여인에게는 외로움과 목마름이 있었다. 우물가에는 마치 그 여인을 기다린 듯 예수님께서 앉아 계셨다. 예수님께서는 수없이 물로도, 많은 남정네들로도 인간이 겪는 목마름과 외로움을 결코 달랠 수 없었고 해소되지 않았던 그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라고 하시며 말씀을 건네셨다. 그 여인의 외로움과 목마름을 달라는 것이리라.

 

여인의 반응은 차가웠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분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예수님께서 영적인 선물에 대해 차근차근 말씀하시자 여인은 마음을 연다.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오로지 당신께서 주시는 물만이 목마르지 않을 것 같다나. 대화가 조금 진전되자, 예수님께서는 극적인 전환을 모색하신다. “가서 네 남편을 불러 함께 오너라.” 이에 그 여인은 자신의 지난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예수님께서 여인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신 이유는?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고는 그 안에서 자신의 부족함, 죄악마저 스스로 발견하라는 것일 게다. 우리도 평소에는 다른 이들의 결점, 조그만 티끌만을 보다가 마지막에야 자신의 커다란 들보를 발견하리라. 처음부터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참으로 우리가 보내는 이 사순 시기는 온실과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는 화초와 예쁜 그림 같은 신앙이 아니라 메마른 광야에서 신앙을 발견하는 때이고,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으로 주님을 만나는 때이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과 목마름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주님을 향한 그리움과 갈망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갈증을 채워 줄 유일한 길인 깊은 기도 속에서 주님을 만나는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나 이 말을 들을 수는 없다. 사마리아 여인도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다. 우리 역시 평소에는 알아듣기 힘들게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것이 어디 가능이나 할는지? 살아갈수록 갈증이 심해지는 게 현실이다. 끊임없이 의미를 찾아야 하고 사랑과 희망을 붙잡으며 살아야 하기에. 살면서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과 목마름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주님을 향한 그리움과 갈망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갈증을 채워 줄 유일한 길은 우리의 깊은 기도 속에서 주님을 만나는 것일 게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 말씀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며 그분께 다가갔다. 그러기에 자신을 뛰어넘어 예수님을 만났다. 그녀의 자세가 답이다. 우리도 단순한 마음으로 청하자. ‘생명의 물을 주십시오. 영혼의 목마름을 벗을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애절한 이 마음으로 기도를 드려보자. 그리고 기도와 선행을 통하여 주님의 물을 마셔야 하겠다.

 

이렇게 주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신뢰하며 살아갈 때 깨달음의 은총이 주어진다. 세상을 향한 욕심을 버리고 언제나 우리 마음에 담긴 갈증을 호소하자. 주님께 우리를 온전히 내어맡기면 풍요와 만족을 느끼고 아주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은총을 얻게 되리라. 우리도 주님께 기도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하느님 선물을 청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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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라아 여인,야곱의 우물,하느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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