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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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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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3-17 ㅣ No.119045

저는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365번지에서 태어났습니다. 배산임수라는 말처럼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저수지가 있습니다. 고향에는 장손이 선산을 지키며 지내고 있습니다. 평생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내시는 고향의 큰 형님께 늘 감사를 드립니다. 어린 날 서울로 올라온 저는 고향에 많이 가지 못했습니다. 고향은 시골이지만 제 삶의 대부분은 서울에서의 기억입니다. 밤하늘에 볼 수 있는 별, 빨갛게 익은 감, 흐르는 시냇물에서 자유롭게 노는 물고기, 걷기에 좋은 길, 조상들이 계신 선산은 지친 저에게 힘을 주는 고향의 기억입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가 세상을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관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듣기를 원하느냐, 보기를 원하느냐, 일어나고 싶으냐. 사람들의 관심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치유의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하혈하는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려고 했던 그런 마음을 보시고 고쳐 주셨습니다. 중풍에 걸린 환자를 들것에 실고 온 이웃들의 마음을 보시고 고쳐주셨습니다. 공동체가 건강하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난하고, 소외되며,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주변에 누가 외롭고, 누가 아프며, 누가 고통 중에 있는지 살피는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중심에 서야만 공동체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어, 그들에게 새로운 법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모세오경입니다. ‘십계명, 계약법전, 성결법전, 사제법전, 신명기 법전입니다. 이 말씀대로 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참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고, 우상을 숭배했으며, 마음이 완고해져서 하느님이 보낸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주변 강대국의 침략을 받아 망했습니다. 나중에 유배생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다시 정리하였고, 성전을 세우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그리고 새로운 계명을 주시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의 계명입니다.

 

세 번째 공동체에는 축제와 친교가 필요합니다. 이 축제는 서로에 대한 잘못을 용서할 때 비로소 참된 축제가 됩니다. 이런 축제를 통해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고, 하느님의 말씀을 배우게 됩니다. 이 축제와 용서가 가장 명확하게 결합된 것이 바로 미사입니다. 미사는 용서와 나눔입니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갈증이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일의 종류나 일의 가치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장소와 일을 하는 때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자세입니다. 아무리 누추한 곳이라 해도 그곳에 주님이 계시면 그곳은 주님께서 거처하시는 성전이 됩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좋아보여도 그곳에 탐욕과 분노가 있다면 그곳은 악취가 나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들은 겉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장소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신 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여기에 있다. 저기에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에 있습니다.”

 

이제 곧 이 오면 어두운 땅 속에서 파란 새싹이 나올 것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저 풀과 꽃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우리들은,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은 더욱 더 하느님의 영광이 이 땅에 드러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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