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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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신부님 강론 내용을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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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19-02-19 ㅣ No.127702

 

 

오늘 신부님 강론을 묵상하며 몇 자 남겨봅니다. 최인호 가톨릭 문인과 법정 스님과의 대담집인 책을 언급하시며 강론을 시작하시네요. 이 책을 저는 처음 출판했을 때 읽었는데요 사실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법정 스님을 종교를 떠나 존경합니다. 사실 저는 이분에 대해 아주 감명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화는 제가 영세를 받고 고성 올리베따노 수도원에서 한번 신부님, 수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소개해드린 일이 있습니다. 왜 제가 법정 스님을 존경하는지에 대해서요.

 

사실 법정 스님하면 유명한 책이 무소유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보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법정스님께서 출가하시고 얼마 되지 않아서 세상에 내놓은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스님도 수행하시는 분이라서 우리 가톨릭에서 말하는 묵상 이런 걸 하시잖습니까? 스님이 한번은 오늘 신부님 강론 중에도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풀잎 끝에 맺혀 있는 이슬과 같은 인생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습니다.

 

이 표현을 보니 법정 스님의 시 한 편이 생각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스님께서 어느 날 풀잎 끝에 맺혀 있는 이슬을 보고 묵상한 내용을 시로 남겼습니다. 저는 그 시 한 편을 보고 그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스님이 그때 묵상하신 내용은 풀잎도 자기가 이슬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면 그 이슬을 풀잎에서 굴려 자기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만큼만 감당한다는 걸 풀잎에 맺혀 흘러내리는 이슬을 보고 자연에서 인생의 지혜를 발견한 안목과 혜안에 대해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분이 평생 수도 생활을 하면서 강조하신 게 무소유의 삶이었습니다.

 

무소유는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개념이 아닌 걸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분이 강조한 무소유는 정말 필요한 건 소유해야 되겠지만 필요하지 않아도 되는 걸 가지지 않는 게 진정한 무소유다 라고 말씀하신 걸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무튼 그렇게 이해를 예전에 했습니다.

 

또 오늘 신부님 강론 내용 중에 행복도 먼 곳에 있지 않다는 내용도 정말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보려고 많은 곳을 다녔지만 그 행복의 파랑새는 자신의 주변에 숨어 있다는 동화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에서 사소한 일에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감성이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말씀 내용도 무척이나 와 닿았습니다.

 

남을 닮지 않고 각자 고유의 색깔을 내는 게 창조의 근본 질서에 순응하는 거라는 말씀도 정말 와 닿았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이 세상의 좋은 부분이 있으면 그런 좋은 면을 닮으려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만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는 의도는 각자 자기만의 고유한 성질을 내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내용으로 저는 이해를 했습니다만 모르겠네요 제가 잘 이해를 했는지는요. 저는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순간 오늘 꽃 이야기도 나오고 해서 제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요즘 졸업 시즌이지 않습니까?

 

졸업 시즌이면 먼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졸업식 때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이 생각납니다. 꽃다발을 만들 때 보면 화려한 꽃을 장식하는데 쓰이는 꽃 중에서 안개꽃이 있습니다. 저는 꽃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그 안개꽃은 그 자체로만 봐서는 별 매력이 없어 보이는 꽃처럼 보입니다.

 

근데 화사한 꽃 주변에 사이 사이에 놓여 꽃 주위를 장식할 때는 자기 혼자 안개꽃만의 꽃만 본다면 아름답지 못할 수 있는데 다른 꽃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룰 땐 화사한 꽃만으로 장식이 되어 있다고 상상하고 서로 비교를 한번 해본다면 안개꽃이 같이 섞여 있을 때가 더 아름답게 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신부님께서 강론하시는 결론을 방주로 매듭을 맺으시는군요. 사랑의 방주입니다. 저는 오늘 신부님 강론을 잠시 묵상하면서 이 안개꽃처럼 홀로 있을 땐 보잘것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주변과 함께 어우러지면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화음처럼 우리의 일상도 서로서로 살면서 남과 조화를 이루고 신앙공동체에서도 사랑으로 뭉쳐진 방주가 되어 하늘나라에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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