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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Desi의 사랑고백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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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2 ㅣ No.98167 손자 Desi의 사랑고백 법 큰 딸네 집을 방문할 때 맨발로 문 밖까지 달려 나와 제일 먼저 우리를 맞는 것은 손자 Desi이다. 그리고 헤어질 때도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고개를 자기 엄마 품에 묻고 눈물을 떨구는 것도 Drsi이다. 그렇게 Drsi는 자기 마음속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을 한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Drsi의 여동생인 Penny의 돌잔치 때문에 큰 딸네 집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첫 번째로 Desi가 문 밖으로 나와 우리를 맞았다. 그런데 그날은 조금 다른 식으로 우리(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먼저 오른손을 가슴에 대더니 다시 오른팔에 왼 팔을 겹쳐 올려놓은 뒤 팔을 풀고 다시 오른손으로 나를 가리켰다. "얘가 뭘 하는 거지?" 그런데 찬찬히 생각해 보니 Desi가 한 팔짓이 그리 복잡하지 않아 금세 복기를 할 수 있었다. 짐짓 모르는 척 Desi에게 물었다. "Desi야 네가 지금 한 것은 무슨 동작이야?" Desi는 천천히 바로 전에 했던 동작을 말과 함께 천천히 재현을 해 주었다. 오른팔을 가슴에 대며 'I', 그리고 두 팔을 포개며 'LOVE', 마지막으로 오른손으로 나를 가리키며 'YOU' 라고 친절히 설명을 했다. 사실 그리 어려운 동작이 아니어서 찬찬히 보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퍼포먼스였던 것이다. 그래도 나는 Desi에게 물었다. "그걸 누가 가르쳐 주었니?" Desi는 자랑스레 자기가 만들었다고 했다. 손으로 자기와 상대방을 가리키는 동작은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 두 팔을 포개는 것은 영어 앞 파벳의 'X' 자를 떠올리게 하는데 흔히 젊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XOXO'의 'X'를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XOXO'는 젊은 사람들 주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는 암호 같은 것인데 'Hugs and Kisses'를 의미하는 사랑을 표현하는 은밀한(모든 사람들이 알긴 하지만) 언어이다. 굳이 그런 이론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Desi의 몸짓이 나(우리)를 사랑한다는 뜻임을 아주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손자에게 몸짓으로 받은 사랑의 고백은 얼마나 고맙고 황홀한지 모르겠다. 자기가 만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그런 몸짓, 팔짓을 만들기 위해 얼마간 고심했을 손자 Desi의 마음, 그 마을을 읽는 순간의 희열을 뭐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살아가면서 최고의 기쁨과 행복은 이런 종류의 소통을 경험할 때이다. 세상에서 귀하고 값나가는 어떤 물질적인 선물보다도 마음이 담긴 몸짓 손짓, 아니면 말 한마디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 손주들을 만나는 것도 행복인데 이런 마음의 선물까지 받고 사는 나는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하버지인 것이다.. "다음에 손주들을 만나면 나는 어떻게 그 아이들에게 기쁘고 행복한 복수(?)를 할까?" 하는 궁리를 하느라 가슴 뛰면서도 바쁜 하루를 보내는 요즈음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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