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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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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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hunter14] 쪽지 캡슐

2017-12-11 ㅣ No.116747

 

 

한번 가족이면 영원한 가족

 

 

중풍병자를 평상에 누인 채 예수님께로 데리고 온 사람들의 훈훈한 가족애를 생각하다, 문득 제 까마득히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대여섯살 무렵 부터 저는 당시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제 부모님은 그런 저를 들쳐업고 밤낮없이 뛰어다니셨습니다. 자식이 뭔지, 가족이 뭔지, 끝까지 저를 포기하지 않고 한번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다쓰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이제야 헤아리게 됩니다.

 

 

한때 난다긴다 하셨던 신부님들, 이제는 연로해지셔서 누군가의 손길과 보살핌 없이는 스스로 설수 없게 되셨습니다. 그런 원로 신부님들을 병원 모셔다 드리고, 삼시새끼 챙겨드리며 극진히 수발하는 형제들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반겨주지 않았던 노숙인들을 친자식처럼 돌보셨던 선우 경식 요셉 원장님, 가끔씩 요셉의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중병 노숙인 환자가 찾아오면, 그를 들쳐업고 큰 병원으로 뛰어가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큰 사랑, 그 너그럽고 관대한 모습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중풍병자를 평상에 누인 채 예수님께로 데려온 사람들, 군중 때문에 그를 예수님께서 머무시는 안으로 들일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지붕 위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으로 내려보낸 사람들의 뜨거운 가족애를 생각하며, 오늘 우리 가정을 들여다봅니다.

 

 

한번 가족이면 영원한 가족이라는 그런 신념이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비행 청소년이어도, 나이가 들어도, 명예 퇴직을 했어도, 암에 걸렸어도, 치매 등급을 받았어도, 시한부 인생이어도, 중증 장애 등급을 받았어도 여전히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될 하느님이 맺어주신 인연, 사랑하는 가족으로 남아있는지 질문을 던져봐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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