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가족관계는 믿음이 중요하다 - 윤경재 요셉

스크랩 인쇄

윤경재 [whatayun] 쪽지 캡슐

2017-02-20 ㅣ No.110214


 

가족관계는 믿음이 중요하다

 

- 윤경재 요셉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9,14~29)

 

 

 

 

의대에서 환자와 대화하는 법을 실습할 때 환자에게 질문하는 순서를 배웁니다. 첫 번째 질문은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습니까? 두 번째 질문이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질문하시는 순서와 매우 비슷합니다. 이런 단순한 질문을 통해 환자의 입과 마음을 열게 하고, 의사가 사태를 파악하여 주도권을 잡아 해결책을 도출하는 아주 쉬운 방법입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치유기적들 가운데 어머니와 딸,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아들 등 가족관계가 배경이 되는 이야기는 다른 질병치유 기적과는 다른 면이 숨어 있습니다. 거의 마음의 병이며, 가족관계에서 오는 문제점이 원인이 되어 아이들이 병에 걸렸다는 점입니다. 그 어린아이들이 단순히 육체적 질병으로 고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까지 깊이 병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해자가 어른인 부모이고 피해자가 어린아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아이가 가해자일 때도 나옵니다. 서로 가해자일지도 모릅니다.

 

또 가족관계가 원인이 되는 치유기적에서 나오는 특징은 유독 믿음을 강조하신다는 점입니다. 모자관계인 과부의 죽은 외아들을 살리시는 기적만 예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요청하는 이가 없어도 죽은 젊은이를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나머지 사례에는 모두 믿음이 연관됩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마태17,20)

 

복음서에서 믿음을 강조하는 말씀 중에 가장 강력한 구절이 바로 이 부자관계 치유기적에서 나옵니다.

 

가족관계 치유에서 유독 믿음이 강조되는 이유는 가족관계에서 서로를 믿지 못하면 부모는 자식을 억압하게 되고 자식은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방해받아 아이가 겪는 마음의 병이 육체적 질병으로 악화됩니다.

 

탁월한 심리치료사이며 인간성의 완성이신 예수께서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누구도 질책하지 않으시면서 일그러진 관계를 정상으로 회복해 주십니다. 그 첫째 발걸음이 가족관계의 신뢰회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께서는 아이의 병이 치유되기를 원하는 아버지에게 먼저 믿음을 유도하셨습니다“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납작 엎드려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아이 아버지는 평소에 그 누구에 대한 믿음도 없었습니다. 특히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제 자식이 못마땅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높은 기대 심리를 아들에게 투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린 자식은 어린아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보호를 받아야 마땅한데 어린 자식이 모든 것에 잘하도록 재촉만 하였습니다. 이런 헛된 기대감을 견디다 못한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탈출구를 찾았습니다. 벙어리 짓과 발작을 수시로 일으켰습니다. 물과 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습니다. 그 어린 것이 자기학대를 통해 아버지에게 반항한 셈입니다.

 

예수님 앞에서도 더러운 영들이 떼로 몰려와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그런 더러운 영을 받아들인 아들을 예수께서는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아이의 순수함을 물들였던 악령이 물러나자 아이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되었고 마치 죽은 듯 보였습니다. 예수께서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아이의 천진함을 각성시켜주었습니다.

 

마치 부모가 양쪽에서 어린아이 양 팔을 잡고 으샤하면서 몸통을 들어 올려주는 장면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그럴 때 우리 아이들이 까르르 하며 넘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천진하고 귀여운 가요?

 

부자관계나 모녀관계 같은 동성 간의 문제에는 항상 악령이 개입합니다. 악령은 서로 믿지 못하고 솔직하지 못할 때 둘 사이를 갈라놓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악령이란 그리스어 디아볼로스(diabolos)란 단어도 둘 사이에 서서이간질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이천 년 전에도 가족관계에서 문제점은 신뢰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치유법은 늘 정확하고 직접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아픈 곳을 찌르지 않으셨습니다.

 

지금도 유능한 의사는 예수님을 닮아 환자치료 때에 기도로서 접근합니다. 매 순간 모든 환자를 인격체로 대할 것이며 자신의 능력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도움으로 치유한다는 겸손한 마음을 지닐 때 환자는 좀 더 위로를 받고 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388 9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