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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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오늘 우리에게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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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9-12-07 ㅣ No.134381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오늘 우리에게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어디선가 푸드덕푸드덕 소리가 들려

가만히 들여다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져있었습니다.

첫비행에 실패한 어린새가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날갯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비상해 보려고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가만히 두면 들고양이 밥이 될 것 같아,

도와주려고 다가갔지만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린새의

모습은 가련함 그 자체였습니다.

오래전 어쩌다 부모와 사별하고

어린 나이에 저희 시설에 입소했던

꼬마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희가 백방으로 노력해도 부모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란 역부족이었습니다.

다른 또래 아이들이 각별한 부모사랑을

듬뿍듬뿍 받는 모습을 볼 때

더 안쓰러웠습니다.

거친 세상을 홀로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언제나 측은했습니다.

그저 틈만 나면 꼭 안아주고

달래주는 일 외 그 어떤 일도

할수 없었습니다.

본격적인 복음선포를 시작하신

예수님의 눈에 비친 군중의 처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분께서 군중을 보시자 마자

즉시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목자없는 양들처럼 이리저리 시달리며

기가 많이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

가장 근저에 가엾이 여기는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 연민과

측은지심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수많은 군중을 가르치시시고

배불리 먹이시고 치유해주시는

예수님의 능력과 권위는 군중을 가엾이

바라보시는 연민의 정에서 출발합니다.

복음서 안에서 가엾은 마음이 들다라는

표현은 우리 인간을 향한 예수님의 본심,

곧 측은지심을 표현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엾게 여기신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목자들은 자신들에게

맡겨진 양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방치하고 이용했습니다.

에제키엘 예언자의 신랄한 지적을 통해

당시 사이비 목자들의 악행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불행하여라, 자기들만 먹는

이스라엘의 목자들!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목자가 아니냐? 그런데 너희는 젖을

짜 먹고 양털로 옷을 해 입으며

살진 놈을 잡아먹으면서,

양 떼는 먹이지 않는다.

너희는 약한 양들에게 원기를

북돋아 주지 않고 아픈 양을

고쳐 주지 않았으며, 부러진 양을

싸매 주지 않고 흩어진 양을

찾아오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폭력과 강압으로 다스렸다.”

(에제키엘서 342~4)

당신 보시기에 차라리 없는게

더 나은 거짓 목자, 사이비 지도자들의

위선과 거짓 가르침으로 인해 군중은

영적 양식을 조금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삶의 중심을 잃고 방향성을 상실한

영적 빈곤의 상태에 빠져있었습니다.

예언자의 경고 말씀을 듣고 있노라니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며 큰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이런 부적격 목자들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은 오늘날 우리 교회와

사회 안에서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질 부족한 목자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양들의 현실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꽤 강한 어조로 말씀하십니다.

이제 내가 친히 나서겠다.

내가 직접 목자가 되어 내 양 떼를

찾아 보살펴주겠다.

나와 함께 일할 협력자들,

참된 목자들을 직접 선택하겠다.”

오늘 우리에게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품위있고 예의바른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백성들이

자신의 유일한 존재 이유인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떼에게 극진한 사랑을 베풀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들로부터 애틋한

사랑을 받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 혹시라도 장거리

출장이라도 가면 세상 다 끝난 것처럼

마음이 허전해지는

그런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정말이지

착한 목자가 꼭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의 성장과

안녕과 구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에게

쾌적한 성장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돈이나 명예, 인기나 허황된

꿈이 아니라 영혼 구원이 유일한

삶의 목표인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떼들이 오늘 겪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

그들이 안고 있는 상처와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갈 착한 목자가 필요합니다.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이 시대

양떼를 위해 틈만 나면 위로와 격려,

사랑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망의 목자가 필요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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