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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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수 장윤정이 부모를 미워한다면 그것은 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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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3 ㅣ No.11712

저는 엄마와 사이가 안 좋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이가 안 좋다기 보다 제가 엄마를 싫어합니다.

 

가끔씩 다툼이 있긴 하지만 엄마는 제가 이렇게 마음을 돌리고 있는줄까지는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본인이 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저는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이 엄마입니다.

 

저의 힘듦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방식으로 저를 대할 뿐입니다.  그 가수의 어머니와 달리

 

저희 부모님은 저에게 금전적으로 많은 것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물질적인 것은 삶에서

 

중요하되, 그것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저는 엄마와 뼈속부터 안 맞는 사이란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십수 년 간 그런 경험 끝에 몇 해 전부터 저는 그냥 마음 속에서 엄마라는 존재를 지워버렸습니다.

 

저는 그저 형식상 엄마의 딸로 존재하고, 오는 전화 받고 주시는 물건 받고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그저 그럴 따름입니다.

 

엄마가 저에게 악의가 있으신 건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일종의 정신 질환이 있는데(피해 망상),

 

본인이 그것을 전혀 인정할 생각도 없고 남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 스타일입니다.

 

성장기에는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여 끊임없이 부부의 불화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혼하고 나서는

 

사위의 불륜을, 며느리의 불륜을 의심하여 집안이 거의 파탄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밖에도 자세한

 

이야기를 여기에 다 쓸 수가 없지만 심리적으로 저에게 엄마란 존재는 무거운 납으로 만들어진

 

짐과도 같습니다. 피해망상으로 인한 가정파탄 위기는 제가 엄마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 것의

 

원인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입니다. 아름답지도 않은 이야기를 이곳에 구구절절이 다 쓸 필요도 없고

 

다 쓸 수도 없습니다. 저는 엄마가 너무 싫어서 환멸을 느낀 적도 있고 얼굴도 보기 싫고 외면하고 싶습니다.

 

고백 성사를 보고 싶지만, 고백 성사에 앞서 죄에 대한 반성과 회개와...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마음 속에서 엄마를 떠올리면 서운함과 원망이 제 머릿속을 지배하고, 그게 도저히 풀어질 것 같지

 

않아 단순히 성사를 보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와 통화도 안 하고 얼굴도 안 보면 그래도 천륜인데

 

여기서 더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나마 소극적인 대책으로 외면하고 싶을 따름입니다만 

 

부모를 공경하라는 십계명에 비추어볼 때 이것 역시 죄에 해당되는 것인지 그것도 의문입니다.

 

주님께서 기적을 행해주시지 않는 한 얼어붙은 제 마음이 풀리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어쩌다 저런 사람을 저에게 엄마로 엮어주셔서 끝없이 눈물을 흘리게 하시나... 원망도 여러 번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늘 마음이 그늘지고 괴롭습니다. 가수 장윤정 씨를 보면 꼭 저와 같은

 

심정일 것 같아서 그에게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제가 이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저를 낳아준 엄마 덕분에 제가

 

만신창이가 된 이 기가 막힌 느낌을 누가 알까요? 제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괴롭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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