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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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자친구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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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14.54.166.*]

2018-07-25 ㅣ No.11790

부끄럽지만 상담글 올려 봅니다...

 

예전부터 꽤 오래 알고 지낸 남자친구가 하나 있는데요.. 

저도 정말 그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컸고 저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서로의 장단점을 다 알고 

힘들때에 곁에 함께 있어 주었던 친구이고 천주교 신자라서.. 저도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의 단점은 제가 감수할 수 있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남자친구네 부모님도 알게 되었구요.. 가족처럼 엄청 잘 해 주셨어요..

 

 

그런데 정작 남자친구는.. 사람은 착하지만... 의지가 너무 약하고... 가정을 꾸려서 생활하려는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만나고 싶다거나 사랑한다고 계속 연락하고 그러지만..

가정을 꾸려서 부양한다는 게 부담되고 숨이 막힌대요. 

그래서  결혼은 하지말고 그냥 한달에 한두번씩 만나서 놀고.. 

이렇게 마음 속으로는 배우자로 생각하면서 평생 살수 있다는 거에요... 

평소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성향도 아니고.. 그냥 방에서 책 혼자 보거나 그러면서 시간보내는 사람인데요..

 

 

저는 결혼하면 아기도 갖고..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등등 행복한 가정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친구는 아기도 부담되기때문에 갖고 싶지 않고..

예전에는 신앙생활에 충실했다는데.. 지금은 신앙을 잃었다면서 성당도 안다니네요..

또 괜찮은 사무직일자리가 생겼는데도.. 못하겠다고 나와버리고.. 

그냥 혼자 먹고 살정도만 벌어서 영화보거나 뮤지컬보거나 놀러다니지... 

저금을 한다거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거나..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은 전혀 없어요...돈도 버는대로 다 써버리구요...

 

 

제가 구체적으로 몇년간 서로 돈모아서 집도 사고 그러자.. 이런 식으로 말하면 무조건 못한다.. 못한다..고만 말하니 더욱 답답하구요...

뭐든지 못하겠다고만 그러는거 같아요..

아무리 어려워도 참고 이겨내서 열심히 살아가시는 저희 부모님과 형제들.. 

스스로 독립심을 가지고 힘든일을 헤쳐나가게 가르쳐주신 우리 집과는 너무 다른 거예요...

예를 들면 ...그 남자친구네 어머니는 결혼한 여동생에게 쌀과 반찬까지 다 대주고 하시고.. 대출도 많이 받아서 집도 사고 어려운 형편인데도... 집에서 가정주부로 편히 놀고지내는데요.. 그런 모습을 보니까 오히려 힘들게 직장 다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제가 어째 비참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너무 말이 안되는 것 같고, 답답하고.. 나이도 많은데 이런 사람이랑 더이상 만나는 것은 말도 안된다 싶어서

그냥 단순한 친구로 생각하겠다고 했고, 

계속 만나자고 하는데...되도록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고 연락하는데 너무 불쾌한거예요..싫다고 말했는데두요..

이 친구를 알고 지낸 몇년동안.. 한두달에 한번정도씩 몰래 만나는 정도였는데

이 친구 만날때마다 부모님한테 숨기고 거짓말도 하고 또 성사보고 그랬는데.. 그것도 정말 더 이상 못참겠더라구요.

항상 이 남자친구가 고민거리였어요...

만나고 싶지는 않은데.. 동시에  좋아하는 마음도 크고 해서 모순되는 느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이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고 지내니까.. 

제 주변에 저한테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도와주거나 소소하게 지켜봐주고 하는 남자분들이 또 생기는 거에요...

(물론 조심해야겠지만요..)

저는 이 친구 말고는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경험이 없고.. 겁이 많은 성격에다가..주변사람들이 다 저를 보면 순진해보이고 때가 안묻어보인다고 좋아하실 정도에요.. 

그리고 특별히 내키지 않아서... 결혼 목적으로 선을 계속 보거나 조건을 걸어서 남자친구를 만나거나 해본 경험이 없어요.

그냥 신앙생활만 죽 해오면서 죽도록 고생하면서 일도 하고 직장다니고 그랬던 거죠..

(어찌보면 요즘 세상에 바보같이 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간혹 제가 힘들때, 말할 사람이 필요할때 제가 먼저 전화를 하게 되요.. 그럴때면.. 얘기도 잘 들어주고 합니다만..

요즘 우울증이와서 심리검사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저는 .. 대화가 잘 통하는 단순한 친구 정도로만 생각하지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항상 마음의 짐이었던 이런 글 털어놓고 나니 부끄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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