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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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1 금/ 어디서 우리의 존엄성을 찾을 것인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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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8-10 ㅣ No.113787




연중 18주 금, 마태 16,24-28(17.8.11)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마태 16,26)




The conditions of discipleship



 



어디서 우리의 존엄성을 찾을 것인가?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당신을 추종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16,24) 하십니다. 제자들은 반대를 받고 단죄 받아 고문을 당하고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을 닮는 데서 자기 존엄성을 찾아야 합니다. 적대심을 품은 군중을 지나 모든 자존심을 버리는 그 십자가 추종의 길이 바로 하느님의 생명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버린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그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나, 자신의 몸과 감정, 올바른 의지를 무시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불의나 부당한 권력 앞에 굴복하거나 그것을 마지못해 견디는 것을 말하는 것도 아니지요.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세상의 무관심과 차별, 불의와 불평등을 위해 자기 생명을 투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목숨 바쳐 불의에 저항하는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듯 예수님의 고난과 제자들의 고난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연결점, 곧 예수님과 동화되는 지점이 바로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목이요 나의 존엄성을 찾는 꼭짓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지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16,25)

다시 말해 자신을 존재의 중심으로 삼는 사람은 이미 모든 것을 잃은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뿌리를 두고 그분의 생명을 향하여 걸어가야 할 사람이 자신에게 몰두한다면 하느님의 생명을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보잘것없고 실패한 듯이 보일지라도 영원한 보화를 얻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인간의 삶은 자신의 소유에 달린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16,26) 인간의 행복은 현세 재물이나 명예나 권력의 소유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 행복은 하느님을 소유할 때에 주어지는 것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어디에서 우리의 존엄성을 찾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주 달콤한 돈의 마력에 빠져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 친히 빚으신 옹기그릇이요 주님의 성전인 나를 허망한 세상 것들과 바꿔서야 되겠습니까? 어떤 경우에도 소유에 대한 탐욕을 없애고, 그 빈자리에 하느님을 채울 때 우리는 존엄성을 되찾을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던져 구조적인 악과 집단적 이기주의, 돈의 우상,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는 바로 그 몸짓에 나의 존엄함이 드러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나아가 인간성과 생명을 되찾고, 절망에 희망을, 어둠에 빛을, 속박에 해방을 주시려고 전존재를 투신했던 예수님을 닮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의 제자임을 분명히 의식하면서, 자신에 대한 집착과 세상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 기쁜 마음으로 십자가의 길에 동참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예수님과 더불어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가 무엇인지 살펴야겠지요. 하느님을 슬프게 해드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수많은 병리적 현상이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이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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