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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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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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4-30 ㅣ No.111752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성삼일과 부활을 이스라엘에서 지냈습니다. 성금요일에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십자가의 길을 함께 하였습니다. 저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며, 저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고통을 당하고, 죽으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복음을 전하시던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제게 주어진 길을 충실하게 가리라 다짐했습니다. 베들레헴에서는 예전에 보았던 글을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여행객으로 이곳에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순례자로 이곳에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가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사랑을 가득 받았던 순례였습니다. 47명의 순례자들이 모두 건강하게 순례를 마칠 수 있었던 것도 감사드립니다.

 

신학생들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사제 생활하시면서 좋은 것은 무엇입니까!’ 질문을 받으면서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사제직을 앞두고 고뇌하는 모습일 수도 있고, 이제 곧 다가올 사제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사제가 되면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어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제 생활을 하면 자유롭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결혼을 하면 직장에 매이고, 가족을 돌보아야 하고, 앞날을 위해서 끊임없는 경쟁을 해야 하지만 사제 생활은 그런 면에서는 자유롭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사제 생활은 일을 하면서 결과를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보좌신부님은 2, 본당 신부님은 5년 동안 한 본당에서 사목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계획하고, 자신이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 싫든 좋든 결과를 볼 수 있고 그것이 저에게는 좋다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사제 생활은 보람이 있다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나 때문에 절망 중에 있던 사람이 희망을 찾는 것을 보았고, 나 때문에 미움과 분노로 가득 찼던 사람이 용서와 화해를 하는 것을 보았으며, 죽으려고 했던 사람에게 삶에 대한 용기를 줄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제 생활 중에 힘든 일은 왜 질문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힘든 것은 나중에 생각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신학생과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 자신도 사제직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미국의 타임'지는“ 20세기의 끝에서 가장 위대한 연설 4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설입니다. “역사상 위험이 최고조에 이른 시간에 자유수호의 역할을 부여받은 세대는 몇 되지 않는다. 나는 그 책임을 피하지 않고 환영한다. 나의 동료인 미국인들이여, 조국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자신이 조국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라.두 번째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취임연설입니다. “우리가 오로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자체이다.” 세 번째는 처칠 영국총리의 연설입니다. “나치를 몰아내기 위해서는 프랑스 땅에서건 대양에서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네 번째는 마틴 킹 주니어 목사의 연설입니다. “내게는 예전 노예의 아들과 노예소유자의 아들이 형제처럼 함께 식탁에 앉을 수 있는 꿈이 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에서 비록 넘어지셨지만 다시 일어나셨고, 십자가에 달려 죽음에 임박해서도 하느님께 저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으며, 죽으셨지만 죽음의 어둠을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제자들은 바로 그 예수님을 만났고, 그분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고, 그분과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이 봄에 들과 산에는 꽃들이 만발하고, 나무들은 새순이 돋아 생명의 기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봄이 왔음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시기를 지내면서 그 부활의 기쁨과 부활의 영광을 우리 마음 안에 벅찬 감동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이웃에게 드러내고 증거해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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