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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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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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19-12-09 ㅣ No.134444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사람이 있을 때는 그 사람의 가치를 모르지만 나중에 그 사람이 없을 때 그의 존재 가치를 알게 될 경우에 비로소 하는 말이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제가 일주일 만에 본당을 갔습니다.

 

오늘 본당에서 김장을 하려고 이것저것 준비를 한다고 하는 광고를 2주전에 광고를 본 적이 있어서 오늘 본당에 갔습니다. 저는 시간을 잘 모르고 오전에 일찍 갔습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면 남자의 손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힘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갔습니다.

 

오전 일찍 갔는데 본격적으로는 오후 2시부터 한다고 해서 시간 맞춰서 갔습니다. 오전에 본당 마당에서 자매님들을 기다리는 시간이 좀 무료해서 시간을 죽이는 겸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쓸었습니다. 사실 지금 저희 본당에 본당 전체 청소를 담당하시는 자매님이 계셨습니다.

 

근데 그분이 다리 상태가 갑자기 좋지를 않아서 지금 현재 부득불 신심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전체 본당의 청소를 당번으로 해서 청소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람이 구해질 때까지 그렇게 하기로 나름 본당에서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이 난 사항입니다.

 

오늘 본당 마당 청소를 하면서 했던 생각을 전부 다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본당의 내부적인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꼭 하나는 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다른 곳도 둘러보고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는 말이 딱 떠올랐습니다.

 

아무리 나누어서 본당을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이 전적으로 책임을 맡고 하는 거랑은 근성으로 보면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유심히 보면 뭔가 분명히 차이가 납니다. 저는 남자지만 이런 건 왠만한 여자만큼 꼼꼼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걸 하나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저도 몰랐는데 처음엔 이런 문제점이 있어서 제가 조심스럽게 자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많이 망설였고 고민도 좀 했습니다. 제가 젊은 사람이고 또 주변에 어떤 시각으로 비쳐질지 고민을 했습니다.

 

워낙 성당에서 이 문제로 고민을 하는 것 같아서 저도 나름 고민을 했습니다. 보수가 따르는 일이라서 더더욱 고민을 했던 것입니다. 보수라고 하더라도 그냥 제대로된 보수라고 할 수도 없는 보수입니다.

 

달리 말하면 돈을 바라고는 못하는 것입니다. 희생정신으로 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저는 맨처음 제일 걱정했던 게 다른 건 몰라도 여자 화장실 청소가 제일 고민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런 일을 하는 건 고민이 되지 않지만 이런 일에 남녀 성별에서 오는 직업상의 기준에 제가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정서상으로는 남자가 여자 화장실을 청소한다는 것은 약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 본당에 문의를 해 보니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일반 자매님들도 별로 형제가 여자 화장실을 청소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어쩌면 베드로씨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도 몰라 호의적으로 생각하셨습니다.

 

할 수 있으면 우리로서는 대환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어서 나름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나중에 본당 사무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본당 청소는 자매님으로만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잘 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오늘 가 보니 아직까지 청소 배당 표가 본당에 붙어 있는 걸 보니 청소를 자원한 분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정확한 건 잘 모르지만 외부인을 사용하기도 뭔가 조금 꺼려지는 부분도 있나 봅니다. 예전에 어느 기간 동안 외부인을 고용해서 했습니다. 약간의 문제점이 있었는지 그건 잘 모르지만 그 이후로 가급적이면 본당 신자를 우선 순으로 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생각보다 자원하는 분이 없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생각했을 때 물론 보수는 많지 않지만 성당이라면 하느님의 집이고 해서 돈도 돈이지만 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분이 자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서야 왜 잘 자원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설령 하느님의 성전을 깨끗이 하려고 하는 순수한 마음과 희생정신으로 무장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게 온갖 이상한 말이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뭐 그렇다고 아주 많은 보수를 받으면서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 보니 굳이 하려고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건 저희 본당 내부의 일이지만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사안입니다.

 

제가 무었을 말씀드리고 싶냐고 하면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런 일을 경험을 하고 뭔가 이런 거에 대해서 한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다면 평상시에 이 일을 해 주신 자매님에 대해 정말 우리 일반 신자들 입장에서 물론 지나간 일이지만 그간 본당을 청소해 주신 자매님께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해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마디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는 만약 어떤 사람이 본당을 위해서 일을 할 때 비단 제가 말씀드린 이 자매님만을 언급하는 건 아닙니다. 누구나가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바로 그 대상이 누가 되었든, 또 그 일이 어떤 일이 되었든 본당을 위해서 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하시는 분들에 대해 다소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그래도 본당을 위해 애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신자의 도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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