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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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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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11-27 ㅣ No.142464

지난 1030일입니다. 뉴욕에서 코네티컷은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약속이 있어서 올라갔습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있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비가 왔지만 정겨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보스턴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뉴욕에서 보스턴은 4시간 넘게 가지만 코네티컷에서는 2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첫 눈이 내렸습니다. 첫 눈이 내리는 날, 찾아온 손님을 보스턴의 한인 성당 신부님께서는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그날은 어머님께서 하느님 품으로 가신지 50일 되는 날이었습니다. 보스턴의 신부님께서 제게 미사 주례를 부탁하였습니다. 저는 보스턴에서 어머니를 위해서 미사를 봉헌 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를 위해서 배려를 해 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스턴에서는 월든 호수를 보는 것이 기쁨입니다. 눈이 내린 월든을 보는 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이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눈이 오지 않았으면 보스톤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삶은 폭풍우가 멈추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Life is no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 i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월든 호수가 특별한 것은 그곳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살았기 때문입니다. 호숫가에는 소로우가 살던 집터가 있었고, 소로우가 호수에서 살게 된 이유를 적어 놓은 글이 있었습니다.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I went to the woods because, I wished to live deliberately, to front only the essential facts of life. And see if I could not learn what it had to teach, and not, when I came to die, discover that I had not lived. (나는 의도적으로 살기를 원했기 때문에,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기 위해서 숲으로 갔습니다.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숲으로 왔습니다. 나는 죽음이 다가올 때 나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했는지 알고 싶어서 숲으로 왔습니다.) 의역이지만 소로우는 이 세상에 온 목적을 알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목적을 알았다면 최선을 다해서 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조용한 숲속 호숫가에 살면서 소로우는 이렇게 답을 찾았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며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평범한 삶을 살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어떤 것들은 잊고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갈 것이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소로우가 추구했던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소로우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새로운 세상을 알려줍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 지복직관(至福直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삶은 신앙인이 추구해야 할 삶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소로우가 월든 호수에서 성찰하였듯이, 제자들이 더 깊은 곳으로 그물을 던졌듯이, 우리들 또한 침묵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지키고 따른다면 그곳이 바로 꽃자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진다면 그곳이 바로 가시방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한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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