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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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7 - 사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 정지용 베드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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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3-17 ㅣ No.110784




2017
03 17 () 가해 사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창세기 37,3-4.12-13.17-28
마태오복음 21,33-43.45-46


정지용 베드로 신부님


<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이럴 수가 있는가? >


참 희한한 일이다. 밭의 주인이 포도밭을 만들어 놓고, 밭에서 일할 사람들을 모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밭을 맡기고 먼 곳으로 떠났다. 시간이 지나 포도를 수확할 때가 가까이 되자 주인은 종을 보내 자기 몫의 소출을 받아오게 한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이럴 수가 있는가? 소작인들은 주인의 몫을 보내는 것이 당연함에도 그리하지 않고, 주인이 보낸 종들을 매질하고 죽이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종들을 다시 보내도 마찬가지, 심지어 주인이 아들을 보내자 ‘저자가 상속자다.’ 하며 그 아들을 죽이고 상속 재산을 차지하겠다고 한다.

이런 배은망덕한 일이 어디 있나. 밭을 만들고 일자리를 주었더니, 감사해 하며 소출의 일부를 바치기는커녕, 오히려 그 밭을 차지하겠다고 나서다니…. 도대체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이럴 수가 있는가?

대학교 합격자 발표가 나오던 시기였다. 수험생 자녀를 둔 어머니와 몇몇 자매님들이 모인 자리에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자리에 있던 수험생 어머니가 바로 그날 자신의 자녀가 대학에 합격했다며 기뻐하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자매님이 농담조로, “그러면 어서 성당에 가서 감사헌금 내야겠네.” 하고 말을 건넸다. 그 말을 들은 수험생 어머니는 웃으며 며칠 전에 이미 봉헌했다고 대답했다. 수험생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순간 생각에 잠겼다. ‘아, 이런 분도 계시는구나! 이런 방법도 있구나. 다 끝나고, 모두 얻은 후에 감사드리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할 수 있게 해 주심에 감사드리고, 결과를 보지 않고도 감사드릴 수 있는 것이구나!

포도밭의 소작인들은 자신들에게 밭을 마련해 주고 일할 수 있게 해 준 주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는 못할망정, 주인의 몫을 내어주어야 함이 당연한 일임에도 더 큰 욕심을 부리고 있다. 오히려 욕심이 지나쳐 주인의 종들을 죽이고 아들까지 죽이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그들의 결말은 불 보듯 뻔하다. 그동안 감사할 줄 모른 채 누려온 것들을 빼앗기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법이 참으로 다름을 느낀다. 누구는 더 가지려고 하는 인색한 삶을 살고, 누구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기쁘게 지낸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실천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감사하며 살면 더 감사할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나에게 감사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행복한 삶이 다가옴을 기억하자.


정지용 베드로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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