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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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주어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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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8-05-18 ㅣ No.120551

 




2018년 나해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주어진 길>




복음: 요한 21, 20-25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1661)


 

 

제가 아는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있습니다. 난독증이 있어서 공부를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얼굴은 참 밝습니다. 시험보고 와서 다 4번만 찍었는데 6개씩이나 맞았다고 기뻐하고, 다음날 시험 과목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내일 가 봐야 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걱정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학생과 함께 살고 있는 분은 그 학생이 공기와 같다고 말합니다. 사람을 참 편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학교 선생님이 이 아이와 상담을 하다 되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을 정도입니다. 어찌 보면 그냥 하루하루를 주님께 맡기고 감사하며 살아가기에 영성적으로도 참으로 높은 경지에 올랐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돼 있습니다. 내가 낮게 있으면 사람들은 그 편안함 때문에 위에서 그 사람에게로 내려오게 돼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참으로 활력을 주는 아이이고 이 아이는 어딜 가도 굶는 일은 없을 거란 확신이 듭니다. 주님께서 부모라면 이런 아이 먼저 돌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아이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먹고 살 능력을 주님께서 주셨다는 것을 믿고 나서는 마음이 편해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머핀, 마들린 등의 과자를 굽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 베드로 사도에게 어떻게 순교하게 될지를 알려주십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뒤에 따라오는 요한은 어떻게 될 것이냐고 예수님께 묻습니다. 예수님은 그가 당신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살아있기를 바란다고 한들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그저 자신의 길만 따르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찾을 수 있는 진리는 첫 째, 주님께서는 각자에게 알맞은 길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원하시는 길이 있는 것입니다.

둘 째, 그 길을 안다면 다른 사람의 삶은 어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 길이 행복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기웃거립니다.

그래서 셋 째, 주님께서 나에게 주시고자 하는 길은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가장 행복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넷 째, 그 길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의 삶만 부러워하다보면 주님께서 주신 길도 제대로 걷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에게 다른 삶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섯 째, 가장 행복한 길이란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한 길입니다. 그 길이 베드로 사도처럼 순교의 길이든지, 요한 사도처럼 오래 살며 복음을 전하는 길이든, 주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길은 그 길만 다양할 뿐이지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막상 살아보기 전에는 주님께서 어떤 길을 가라고 불러주셨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사제나 수녀가 되려고 했어도 그것이 주님께서 원하신 길이 아닐 수도 있고, 반대로 결혼 했어도 그것이 주님께서 원하는 길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일반 대학에 들어갔다가 또 원치도 않는 공부를 해서 지금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셨던 길임을 느낍니다. 조금씩이라도 더 행복해지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 아이도 하루하루를 더 행복한 길을 가다보면 나중에 그 길이 주님께서 원하신 길이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이들을 다 공부만 하라고 부르시지는 않으십니다. 오늘 하루가 가장 편하고 행복했다면 그 길이 주님께서 원하신 길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첨가하자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이 각자 다르기는 할지라도 모두 사랑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을 위해 베드로 사도는 순교를 한 것이고 요한 사도는 글을 쓴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올바로 길을 걷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이 다른 길을 살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행복한지, 그리고 이 길에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길이고 행복하게 하는 길인지만을 물으면 됩니다. 내 길에서 내가 행복한데 그 행복이 타인도 행복하게 하고 있다면 아주 잘 걷고 있는 것입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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