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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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마리아는 어떤 분이신가? -정주, 찬미, 순종-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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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7-12-08 ㅣ No.116679



2017.12.8. 금요일 한국교회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동정 마리아는 어떤 분이신가?

-정주, 찬미, 순종-



오늘은 한국교회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은 초대교회때부터 생겨났습니다. 이런 믿음은 여러차례 성모님 발현으로 더욱 깊어졌으며 1854년 비오 9세 교황은 성모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습니다.  


아들을 보면 어머니를 알 수 있습니다. 아드님 예수님을 통해 또 어머님 마리아의 삶을 통해 성모님이 얼마나 순수하고 믿음깊고 겸손한 참 사람이었는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참 사람 하나 만나기 힘든 세상에 성모님이야 말로 영원한 참 사람의 모델입니다. 이에 대한 고백이 바로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 저는 오늘 세 측면에서 마리아 성모님을 조명해 봤습니다.


첫째, 성모님은 ‘정주定住의 사람’이었습니다.

늘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주님 안에 정주했던 분이십니다. 늘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한결같은 믿음의 삶을 사셨던 분이십니다. 오늘 1독서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를 보면 확연히 비교됩니다. 아담이 나무 열매를 먹은 뒤, 주 하느님께서 “너 어디 있느냐?” 물으셨을 때 아담은 주님이 두려워 숨었습니다.


제자리에 충실하여 주님의 명을 거스리지 않았다면 “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응답했을 것입니다. 정주의 제자리를 잃었기에 아담도 하와도 책임을 전가합니다. 바로 자기 상실을 뜻합니다. “너, 어디 있느냐?” 자주 자문하며 늘 정주의 제자리를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바로 하느님 불러 주신 제자리에 항구히 정주함이 믿음입니다. 인내의 정주, 믿음의 정주입니다. 나자렛 고을에 항구히 정주하며 하느님을 믿은 동정마리아였기에 하느님은 당신 천사를 통해 친히 그를 방문해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하고 축복의 인사를 하십니다. ‘은총이 가득한 분’ 바로 정주의 열매이자 원죄없음의 빛나는 상징입니다.


둘째, 성모님은 ‘찬미讚美의 사람’이었습니다.

제2독서 에페소서에서 착안했습니다. 얼마나 웅장하고 신명나는 그리스도를 통해 베풀어진 하느님 은총의 찬미인지요. 성모님 역시 우리가 매일 저녁성무일도때 마다 부르는 마리아의 노래, 마니피캇을 통해 보다시피 찬미의 사람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이어 엘리사벳을 방문하신후 곧장 터져나오는 성모님의 마니피캇 찬미가입니다.


초대교회, 아니 이스라엘 역사초부터 면면히 계승되어 온 찬미의 전통입니다. 오늘 제2독서 에페소서 밀씀은 아담의 실패를 완전히 만회한 새 아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 축복에 대한 찬미의 고백입니다. 그리스말 본문에서는 3절에서 14절까지 한 문장으로 되어 있어, 말그대로 숨을 멈추지 않고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을 내리 노래했음을 봅니다. 


이 찬미에서 하느님은 모든 동사의 주어로 등장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베푸신 하느님 구원 업적에 대한 찬미입니다. 하여 우리 수도자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성무일도때마다 이 찬미가를 노래하며 구원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찬미의 사랑, 찬미의 기쁨, 찬미의 축복입니다. 성모님은 찬미의 사람이었고 믿는 이들 모두가 찬미의 사람들입니다. 이미 찬미의 DNA가 우리 믿는 이들 영혼에 깊이 각인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셋째, 성모님은 ‘순종順從의 사람’이었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한 분이셨습니다. 순종에 앞서 성모님은 침묵의 사람이었고 겸손히 듣는 관상가의 면모를 지닌 분임을 깨닫습니다. 성모님께서 주님 천사의 인사를 들었을 때 깨어 경청하며 곰곰이 이 말씀을 마음에 담고 생각하였으며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도 끝까지 경청하고 있음을 봅니다. 성모님의 순종의 절정은 다음 마지막 고백에서 드러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한 말씀 순종의 응답으로 인류역사의 전환점이 마련되었습니다. 하느님의 구원사도 차질없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이야 말로 하느님께 전적으로 순종한 “예스맨yes-man”이었음을 봅니다. 창세기에서 하와의 실패를 당신의 순종으로 완전 만회하신 새 하와 성모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순종의 믿음, 순종의 사랑, 순종의 겸손입니다. 당신께 순종하는 이에게 하느님도 순종하신다 합니다. 성모님의 순종의 응답에 하느님은 얼마나 기뻐하고 고마워하셨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빛나는 모습이 바로 성모님 삶의 세측면을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바로 시종여일 정주의 삶, 찬미의 삶, 순종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셨던 성모님의 삶이 ‘원죄없음’에 대한 생생한 상징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성모님의 세 측면의 삶의 면모를 닮게 하십니다. 이렇게 살 때 우리의 죄는 정화淨化되어 깨끗해지고 우리는 세상 죄에 오염汚染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정의의 태양,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을 낳으셨으니, 마리아님, 저희가 모두 당신께 영광을 드리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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