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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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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9-03-10 ㅣ No.12185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


 

어느 날 소크라테스가 손님과 대화하는데 크산티페가 버럭 화를 내더랍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남편의 머리 위에 물을 끼얹습니다. 놀란 손님이 괜찮으시냐고 묻자 소트라테스는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뇌성이 치면 소나기가 오기 마련입니다."


크산티페는 소크라테스의 부인으로 악처로 명성이 자자한 분이지요. 그런데 어쩌다 악처라는 명성을 얻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엔 위의 소크라테스의 반응을 통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아마도 크산티페는 남편인 소크라테스의 인간적인 이해를  많이 받지 못하고 살았을 부분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로부터 들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옛날에는 양반들은 글 공부를 하느라고 바깥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바깥 일은 주로 집이 부자면 종들이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인이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을 어느 날 고추를 따서 멍석을 펴 놓고 말리고 있었을 때 일입니다.


할머니가 아침에 고추를 널어놓고 외출을 하면서 할아버지한테 혹시라도 비가오면 고추를 보라고 하고 나가셨는데 마침 한 낮에 소나기가 내렸는데, 외출에서 돌아온 할머니는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 글쎄 아침에 널어놓은 고추가 소낙비를 맞아 난리가 났기 때문입니다. 

 

할머니 왈,  "이 양반아! 비가 오면 고추 널어 놓은 것 좀 보라고 안 혔소!" 

그러자 할아버지 왈, "아, 글쎄 보고 있었다니까!" ...

 

소크라테스가 유명한 철학자일지는 모르지만 ...

부인을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셨던 분이셨거나, 아니면 크산티페가 구제불능 악처였거나 뭐 그러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비가 오면 고추 널어놓은 거 보라고 했다고 그저 방에 앉아서 고추를 보고 있었던 그 할아버지처럼 그런 구석이 좀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냥 그런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만약에 소크라테스가 저 할아버지와 닮은꼴 남편이었다면 크산티페는 속이 터졌을 것입니다.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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