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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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3 -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 최현욱 베네딕도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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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kjh2525] 쪽지 캡슐

2017-09-23 ㅣ No.114915




2017
09 23 () 가해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티모테오 1 6,13-16
루카복음 8,4-15


최현욱 베네딕도 신부님


<
기름진 마음의 밭을 가꾸자 >


어떤 유명한 성자(현자)에게 가르침을 받던 제자가 하루는 스승님을 찾아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삶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스승이 대답했습니다.
“삶은 진리를 깨달아 가는 것이다.
“그러면 진리란 무엇입니까?
“진리란 깨달은 사람이 말하는 것은 다 진리이다. 진리란 눈 뜬 사람이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깨달은 사람이고, 눈 뜬 사람입니까?
“깨닫고 눈 뜬 사람이란 자신의 삶의 중요성을 ‘무엇을 하고 있는가?’ 에 두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사람인가? 에 두는 사람이다.
그러자 제자가 또 다시 물었습니다.
“‘어떤 사람인가?’ 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인가?’ 라는 것은 자신의 가슴속에 무엇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인가? 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자신의 가슴속에 악을 품고 있으면 악이 나오고, 슬픔을 가진 사람에게서는 슬픈 얼굴이 나오고, 기쁨을 가진 사람에게서는 기쁜 삶의 모습이 나온다.
제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가슴속에 무엇을 품고 살아야 합니까?
그러자 스승이 이제는 아주 근엄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대 가슴속이 하나의 토양이 되게 하라. 그대 가슴속에 담긴 것이 밖으로 싹트게 된다. 그대 가슴속에 담긴 진리가 드러나서 그대의 삶을 결정하게 된다. 만일 그대의 마음속이 좋은 토양이라면 그대로부터 싹터 나오는 모든 것들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대의 마음속이 나쁜 토양이라면 결코 좋은 것들이 싹터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우리의 마음은 그 씨가 뿌려지는 밭, 토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토양은 씨앗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네 부류의 사람으로 나뉘어 진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는 길바닥으로 표현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시간도 없이 한쪽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버리는 사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돌밭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머리로, 지식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사람을 말합니다.

세 번째는 가시밭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기는 하지만 세상의 온갖 걱정이나 유혹이 있을 때마다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 삶과 연결이 되지 않는 사람, 말씀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좋은 땅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온갖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많은 열매를 맺는 사람,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이 뿌려지는 내 마음의 밭이 길바닥인지, 돌밭인지, 가시덤불인지, 비옥한 땅인지, 우리 각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그리고 과연 나는 하느님의 말씀의 씨앗을 받아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이 비유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들이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이 비유 말씀이 누구는 좋은 땅이고, 누구는 길바닥이고, 누구는 돌밭이고, 누구는 가시덤불이라고 구분하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누군가에 대해서 “저 사람은 가시밭이다, 저 사람은 길바닥이고 돌밭이다”라고 함부로 구분하고 그렇게 사람을 평가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비유 말씀은 이렇게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 비옥한 땅, 좋은 땅이 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내 마음의 밭이 도저히 씨앗이 뿌리내릴 수 없는 밭이라면 거름을 주고 잘 가꾸어서 좋은 토양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의 밭이 가시덤불이라면 삽과 곡괭이를 들고 그 가시나무를 뽑아버릴 수 있습니다. 또 내 마음의 밭이 돌밭이라면 그 돌들을 골라내면 되고, 길바닥이라면 쟁기로 갈아 엎으면 다시 좋은 토양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가 이렇게 기름진 마음의 밭을 가꾸라고 이런 비유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말씀인 씨앗을 잘 받아들이고, 또 잘 가꾸어서 많은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들은 우리 마음의 밭이 좋은 밭이 될 수 있도록 어떻게 가꾸고 있는지 오늘 하루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최현욱 베네딕도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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