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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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3 금/ 예수님의 제자다운 선택과 결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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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10-12 ㅣ No.115387




연중 27주 금, 루카 11,15-26(17.10.1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루카 11,23)





Jesus and Beelzebul





예수님의 제자다운 선택과 결단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자 몇 사람이 그분께서 하느님께 대항하는 잡신인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서 귀신을 쫓아낸다고 트집을 잡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에게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11,20)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의 말씀과 삶 속에 ‘하느님의 손가락’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곧 하느님으로부터 세상에 파견된 궁극적 예언자시라는 선언인 셈이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신 것을 하느님의 궁극적인 다스리심으로 믿지 않는 이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하기도 합니다(11,16).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일상사와 만남 안에 현존하시어 하느님의 권능과 지혜와 선과 자비를 불어넣어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현존과 역사하심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진실과 정의와 선을 외면하거나 무시함으로써 사탄의 집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더러운 영에 들려 하느님의 선과 사랑을 말하고 실천하지 못한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더러운 영에 들려서 들으려 하지 않고, 들어도 모른 채 하며, 자신을 향한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고, 자기 뜻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핍박하려 들기도 합니다. 더러운 영의 세력은 너무나 강력하고, 조직적이며 집요하지요. 혹시 나 자신과 우리 사회는 그런 귀 먹고, 눈이 멀고, 입이 굳어버린 사탄의 집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요즈음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며 적폐청산과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하고 타락해 있었는지 확인하며 경악하고 있습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비정상과 불의와 불평등, 극심한 윤리의식의 결핍이 당연한 일상사처럼 자리잡고 있었음을 보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끝을 모르는 거짓과 부패와 타락을 이제 하느님의 이름으로 청산해야 할 때입니다.

어리석은 인간들이 돈과 권력을 손에 쥐자 온 세상이 제 것인 양 날뛰는 모습이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묵인되는 한 인간다운 삶은 자리를 잃고 방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말씀의 진리에 따라 어떤 경우에도 더러운 영을 품은 ‘사탄의 집’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사실 이 세상 그 어떤 권세나 힘도 더 힘센 예수님의 권능 앞에서는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11,21-22 참조).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의 현존과 권능을 믿고 더러운 영에 맞서 정의와 사랑의 길을 항구히 걸어야겠습니다. 나아가 인간을 소외시키는 더러운 영을 일단 쫓아낸 다음에는 결코 그 마귀를 다시 받아들이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영성생활에서 무엇인가를 새롭게 찾아가는 것 못지않게 늘 경계해야 하는 중요한 것은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안주’와 ‘무사안일’입니다. 세상살이에서도 권력과 자기 힘을 믿고 백성을 소외시키고 죽이는 사회악을 이기시는 예수님의 승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비참하고 불쌍한 이들입니다!

우리 모두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버리는 자다.”(11,23)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준엄한 경고를 마음에 새겨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정의의 나라인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오늘도 선악의 중간지대에서 서성이지 않고, 매순간 예수님을 선택하는 결단의 날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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