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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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이 복음서 글자가 되어야 - 윤경재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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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whatayun] 쪽지 캡슐

2017-02-18 ㅣ No.110173


 

자신의 몸이 복음서 글자가 되어야

 

- 윤경재 요셉

 

 

 

해외 선교를 담당하는 어느 수도회에서 파견미사가 있었습니다. 멀리 떠나는 선교사들에게 강론을 하시던 장상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분이 파견 나가시는 지역에는 아직 복음서가 보급되지 않았습니다. 복음서 번역도 물론 되지 않았고요.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전혀 모르고 평생을 산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삶을 보여주고자 지금 여러분이 그곳으로 떠나시는 것입니다. 이 말은 여러분이 스스로 복음서 글자가 되어 복음서 내용을 설명하라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성경을 가까이하고 음미하며 기도하면서 자신의 몸이 복음서대로 바뀌어야 합니다.”

 

또 이렇게 비유를 드시며 부탁하셨습니다.

강아지에게 네가 싫어 무서워라고 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고 쓰다듬어주면 꼬리를 치며 좋아합니다. 그러나 난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인상을 쓰며 꽥 소리치면 아마도 콱 물어버릴 것입니다. 말보다는 사랑하는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여러분이 만날 분들은 인격을 갖춘 귀한 분들입니다. 여러분은 말도 행동도 완벽하게 복음서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여간해서는 쉽지 않겠죠. 그러나 여러분이 온전히 변하면 반드시 알아주는 날이 옵니다.”

 

예수께서는 매일 새벽에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는 동안 아빠 하느님을 만나 뵙고 일치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으셨습니다. 기도하실 때마다 예수님께서는 모습이 변모하셨을 겁니다. 그런 광경을 사람들에게 함부로 보일 수 없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본 자는 누구나 죽으리라고 적혀있습니다. 심지어 탈출기 35,35에서 모세가 하느님을 뵙고 나와 백성과 이야기할 때 너울로 얼굴을 가렸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얼굴뿐만 아니라 옷까지도 변하였습니다.

 

이제 예수께서는 세상에 당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 보일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모습을 먼저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제자들을 외딴곳, 산 위로 초대하셨습니다. 기도로서 변모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놀랍게도 제자들은 모세와 엘리야까지 내려와 접대하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제자들은 감격하여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황홀해 그곳에서 살고 다시는 현실로 내려가기 싫어졌습니다. 차라리 그곳에서 초가집을 짓고 주님을 모시면서 살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아빠 하느님께서는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바로 아드님에게 당신의 전권을 위임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거룩하게 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고 거룩해지려면 산위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거룩함은 혼자서 고고하게 지내는 데에 있지 않고 세상을 끌어안는 데에 있습니다. 성자께서 이 세상을 끌어안기 위해 강생하신 것처럼. 거룩한 삶을 산다고 하면서 세상을 멀리 한다면 그것은 거룩함이 아니라 경건 콤플렉스입니다.

 

어느 맹인 선교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장님인 저를 인도할 때, 100미터 전방에 뭐가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앞에 물이 있으니 건너뛰라고 말하고 층계가 있으니 발을 올려놓으라고 말합니다. 나를 인도하시는 분을 믿고 한 걸음씩 걸음을 옮기기만 하면,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반드시 도착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방법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10년 후를 알지 못합니다. 5년 후도 모릅니다. 아니 내일 일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알고자 하지도 않습니다.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시는 하느님께 순종하면서 오늘을 살면 하느님께서는 내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 생애를 하느님께서 약속하시고 계획하신 그곳에 도달하게 하실 것입니다.”

 

다볼산에서 벌어진 모든 광경은 미사성제와 비슷합니다. 거룩한 성변화가 중심에 있고 하느님 말씀과 예수님 복음을 듣습니다. 그리고 세상으로 내려가 복음을 실천하라는 당부가 있습니다. 마치 미사성제의 모델처럼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다볼산 변모 사건은 지상에서 벌어진 천상의 전례였습니다. 첫 파견미사였습니다. 거룩한 성체 변화와 말씀으로 이루어진 미사의 첫 본보기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님이시라는 전권을 위임받는 현장이었습니다. 자신들이 들은 그 말씀을 땅 아래로 내려가 전하고 실천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받는 첫 파견미사의 자리였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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