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1일 (일)
(백)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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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5 금/ 온갖 틀을 내려놓고 맞이하는 참 지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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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12-14 ㅣ No.116836




대림 2주 금, 이사 48,17-19; 마태 11,16-19(17.12.15)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마태 11,19)











온갖 틀을 내려놓고 맞이하는 참 지혜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구원자이신 주 하느님의 계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바빌론 침공을 받고 끌려가 유배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선포합니다(48,17-19 참조). 그들은 주님에게서 멀어져 평화도 의로움도 잃어버린 채 어리석음의 바다에서 헤매었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멀리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어리석음을 장터의 아이들에 빗대어 지적하십니다. 사람들은 주님의 길을 준비하러 온 요한이 먹지도 마시지도 않자 마귀 들렸다고 합니다(마태 11,18). 또한 하늘나라를 보여주려고 오신 메시아이신 예수께서 죄인들, 세리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자 천박한 ‘먹보요 술꾼’(11,19)이라고 힐난합니다.

하느님의 선택받은 민족이라 자처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장터에서 서로 부르며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11,17)고 말하는 아이들과 같았습니다. 그들은 선입견과 그릇된 시선을 지닌 채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도 공감하지도 않았습니다.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며, 듣고싶은 것만 들은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아는 단식과 고행을 해서도 죄인들과 어울려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 굳은 사고의 틀과 왜곡된 믿음을 지닌 그들의 눈에 메시아의 길을 준비하는 선구자도 메시아도 보일 턱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 만든 걸림돌에 걸려넘어졌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전해지는 영의 울림을 감지하지 못했고 다른 이들의 삶에 공명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했던 것이지요.

우리도 장터의 아이들처럼 공감능력을 잃어버린 채 자신이 만든 미로 속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주님의 말씀이 들릴텐데 말입니다. 고정관념과 선입견, 편견을 버리고 유연한 의식을 가질 때 남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굳어지고 왜곡된 사고의 틀과 고집스런 신념은 하느님이나 이웃과의 관계를 뒤틀리게 하고 영혼의 어둠을 가져올 뿐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11,19) 주 하느님이 바로 지혜이시며, 예수님의 부활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참 지혜입니다. 하느님의 지혜 안에 머무는 사람은 주님의 영을 호흡하기에 주님의 영을 갈망합니다. 주님의 영을 지닌 사람은 주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들으며 공감할 줄 압니다. 획일적이고 굳어지고 왜곡된 마음과 행동을 버리고 인간다움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 참 지혜입니다.

오늘도 안의 고착되고 치우치고 삐뚤어진 관념의 다발을 태워버리고, 지혜이신 주님을 맞이해야겠습니다. 나를 얽매고 세상을 비정상화 하는 온갖 틀과 걸림돌들을 치우고 만사만인을 순수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주님과 일치해야겠지요. 이 대림절에 나의 틀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마음 열어 더 깊이 공감하여 사랑의 친교를 이루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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