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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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7주일/더 큰 사랑으로/양승국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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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식 [wgs691] 쪽지 캡슐

2017-02-18 ㅣ No.110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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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마태 5,38-48)

더 큰 사랑으로


아무리 철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이런 말 정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악법도 법이다.” “너 자신을 알라.” 이런 명언을 남긴 주인공은 기원전 470년에 태어난 대철학자 소크라테스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역사에 길이 남을 대 철학자가 되기까지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었습니다. 지식 탐구를 향한 끝없는 갈망, 철학이라는 특정한 분야에 대한 평생에 걸친 한 우물 파기, 선택과 집중, 인간과 세상을 향한 깊은 애정, 탁월한 지적 능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외에도 한 가지 특별한 요소가 있었으니, 바로 그의 부인 ‘크산티페’였습니다. 그녀는 오늘날 까지도 ‘악처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크산티페의 특징은 입이 거칠고 성격이 포악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현자 중의 현자인 소크라테스가 도대체 왜 그런 여자를 아내로 삼았는지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던질 때 마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승마의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은 고분고분한 길들여진 말을 타서는 안 됩니다. 그럴 경우 승마 기술의 발전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성질이 고약하고 난폭한 말, 길들여지지 않은 말을 타야 합니다. 왜냐하면 거친 말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어떤 말도 잘 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이 여자의 괴팍함을 잘 견뎌내다 보면 천하의 어떤 사람도 무섭지 않게 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를 향해 1분에 한 번씩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붓는 부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 수가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처음 들으면 시끄러운 물레방아 도는 소리도 자꾸 듣다보면 전혀 괴롭지 않게 됩니다.”  한번은 크산티페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소크라테스에게 퍼부었습니다. 그래도 소크라테스가 천연덕스럽게 앉아있자, 찬물을 한 바가지 떠와서 남편에게 확 들이부었습니다. 갑자기 물까지 한 바가지 얻어맞은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비참하기를 넘어 처절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편안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답니다.

“천둥 번개가 친 후에는 큰 비가 오는 법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가지 중요한 삶의 지혜를 전수해주시는데,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에서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는 것입니다. 악에 악으로 보복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욕설에 욕으로, 주먹에 주먹으로, 복수심에 복수심으로 대응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대응할 때 우리가 너무나 잘 체험하며 살듯이 결과는 심각한 상처입니다. 결국 패가망신입니다. 모두가 망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계명을 따른다는 것, 예수님을 추종한다는 것, 사실 말이 쉽지 너무나 어려운 길입니다. 예수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은 결국 바보천치처럼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길처럼 현명한 길은 다시 또 없습니다. 정말 어렵지만 바보가 되라는 예수님의 권고를 죽기 살기로 따르게 될 때, 그 결과는 잔잔한 평화입니다. 지속적인 마음의 평정입니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것입니다.

악이 다가올 때 악으로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내 큰 인내와 내 큰 관대함, 내 큰 사랑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분명히 악인을 만납니다. 꼭 악인이 아니어도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악한 현실을 만납니다. 그럴 때 마다 내 선에서 악이 더 이상 증식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더 큰 사랑, 더 큰 희망, 더 큰 인내와 측은지심으로 악을 억제시키는 그런 노력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양승국신부- [편집:원근식요아킴]

                     평화의 기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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