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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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 강희재 요셉 신부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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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모 [kanghmo7] 쪽지 캡슐

2017-04-19 ㅣ No.111558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어느 서점이 광고 문구로 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단어 하나를 더 붙여 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어떤이라는 단어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책을 만들어 그 책을 읽는 어떤 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대한 물음입니다. 에세이나 소설, 혹은 감동과 공감의 내용을 담은 책을 읽고서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치유, 기쁨과 희망을 얻곤 합니다. 반대로 거짓과 왜곡된 내용을 담은 책이나 헛된 망상만을 키우는 책을 읽고서는 범죄와 악의 시녀로 돌변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책만이 아니겠지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텔레비전 영화 등 각종 멀티미디어가 급성장하고 있는 시대에 엄청난 지식과 정보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선인지 악인지, 사람의 품위와 존엄에 맞는지 아닌지, 그리고 생명을 위한 것인지 아닌지를 구별하지 않고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지식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옳음과 바름을 아는 가슴 넓고 깊은 지혜로운 사람이 필요합니다. 위선자가 아니라 진실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공감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세상을 맑고 아름답게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모세와 예언서와 성경 전체에 기록된 당신에 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이에 제자들은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루카 24,32)”하며 침통했던 그들의 마음이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차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절망과 낙담에 젖어 있던 이들을 희망과 증거의 사람으로 바꾸어 주신 것입니다.

무작정 자신의 생각으로 가르치고 지배하고 지적질만 하는 사람을 청소년들은 은어(隱語)꼰대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꼰대와 반대로 공감과 감동으로 누군가의 인생과 삶을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줄 수 있는 선생 혹은 스승은 자신이 지닌 많은 지식이나 정보와 경험이 아니라 예수님과 같이 다가가 공감하고 격려하며 일깨워줌으로써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진리이고 바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먼저 공감해주지 못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한 그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받아들여질 수 없는 진리는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되심,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현존하심, 예수님의 치유와 표징, 예수님 말씀에 대한 사람들의 감동과 탄성, 그리고 수난과 부활은 단순한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며 공감하고 격려하며 일깨워 생명에로 나가게 하시기 위한 뜨거운 사랑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랑이 모든 것을 새롭게 그리고 아름답게 변화시킵니다. 사랑에 맞닿은 모든 사람은 생명과 기쁨으로 일어나 나갑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믿음을 가지고 마주하는 성경은 생명의 책이고 그 책 안에는 우리를 변화시키시는 주 하느님께서 우리와 공감하며 현존하고 계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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