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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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그 분이 먼저 알려 주셔야 - 반영억라파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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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7-04-19 ㅣ No.111556

주님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루카24,13-35)

 

 

 

 

 

그분이 먼저 알려주셔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무슨 특별한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를 위한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할 뿐입니다. 마음에 있는 얘기는 기회가 되면 할 것이고 지금은 묵묵히 있는 것이 좋습니다. 큰 일을 치루고 난 후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침묵 속에서 주님의 뜻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지금은 입을 다물 때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오늘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무기력하게 죽었으니 모든 기대와 희망이 무너진 것입니다. 그러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참히 돌아가시고 더더욱 그 시신까지 없어졌으니 예수님을 따랐던 사람들은 더 이상 예루살렘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늘과 같은 스승이 힘없이 사라졌으니 거기에 있다가는 어떤 불똥이 튀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서둘러 그 자리를 떠야 했습니다. 사실 무덤이 비었다는 것은 ‘고난을 겪은 다음에 자기 영광 속에 들어가리라’는 예언의 말씀이 성취되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지만 그것을 알기까지는 아직 눈이 뜨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큰 실망과 좌절만이 더하였습니다. 실망이 큰 만큼 기쁨이 크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동행하시면서 성경 말씀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마음에 뜨거운 감동을 일으키고 결정적으로 제자들은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자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지만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깨우침이 남아있었는가 봅니다. 나그네를 묵어가라고 붙들었으니 말입니다. 일찍이 ‘아브라함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천사를 대접’(창세18,1-15)하는 기쁨을 차지했습니다.

 

 

 

 

 

제자들은 마침내 나그네와 함께 식탁에 앉게 되었고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알아보기가 무섭게 그들에게서 사라지셨습니다. 이제 제자들이 알 것을 알았으니 더 이상 거기 남아계실 이유가 없었습니다. 또한 제자들도 가던 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하였고 거기서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 뵙게 된 일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결국 주님께서 먼저 알려 주셔야 그분을 알 수 있고, 우리도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눈이 뜨인다는 깨우침을 얻게 됩니다. 성경 풀이를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또한 나그네를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가? 를 배우게 됩니다.

 

 

 

우리는 삶의 절망 한가운데에서도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하였던 제자들처럼 주님을 붙잡아야 합니다. 시련과 고통의 어두움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우리와 동행 하십니다. 다만 내 아픔이 커서 그분을 알아보지 못할 뿐입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나와 동행하시면서 마음을 열어 주시고 뜨겁게 해주시지만 지금 당장은 눈이 가려져서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꼭 붙잡으십시오. 어둠 속에서도, 절망 가운데에서도 주님을 붙잡으십시오.

 

주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붙잡기만 하면 언제든지 함께 묵으십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예레1,8). 미루지 않는 사랑, 미룰 수 없는 사랑에 눈뜨기를 희망하며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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