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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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하며 기도하고 기쁘게 살면 / 부활 제6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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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8-05-10 ㅣ No.120361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리스 말로 시간이라는 말은 두 가지로 표현된다. 하나는 크로노스(Kronos)’로서 인간의 근심의 시간으로, 내가 생각하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란다.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Kairos)’로서 하느님의 기쁨의 시간으로, 그분께서 결정하는 것이란다. 그러기에 인간 시간에 살면 종종 근심과 걱정에 시달리나 주님의 시간에 살면 시련이 닥치더라도 그것들은 곧장 사라지게 될 게다. 우리는 세상 시간에 머문다. 그래서 늘 근심하면서 불안해한다. 예수님께서는 늘 주님 시간에 머물라신다. 그리하면 근심은 이내 사라지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단다. 참된 기쁨을 누리려면 주님 시간 속에 사는 것일 게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말한 것을 서로 묻고 있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한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것은 기쁨으로 바뀌리라.”(요한 16,19-20 참조)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의 대화는 가끔 당혹스럽다. 뜻 모를 예수님의 이 말씀에 제자들은,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이라면서 혼란스러워한다. 우리는 이미 그분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것을 알기에 그 뜻을 잘 이해하지만, 제자들에게는 뜻 모를 말씀으로 들리는 게 어쩜 당연하다.

 

사실 조금 있으면조금 더 있으면이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지금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하기에 든든하고 행복하며 은혜로울 게다. 그러나 이 시간은 잠깐이리라. ‘조금 있으면보지 못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그들은 든든함 대신 불안을, 행복 대신 불행을, 은혜 대신 고통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불안과 불행, 고통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만이 아니다. ‘조금 더 있으면예수님을 다시 볼 것이기에.

 

그때는 어려움은 사라지면서 곧장 든든함이 이어질 게다. 지금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이는 그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고통을 겪는 그것 또한 조금 더 있으면 필경 사라지게 될 것임을 분명 알아야만 한다. 그러니 조금 있으면 마치 사라지게 될 것을 두고 행복감에 젖을 필요도 없고, 조금 더 있으면 사라지게 될 것에 절망할 필요도 없다. 우리 신앙인은 상실의 시간을 이겨 기쁨을 되찾은 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커다란 기쁨만을 바란다면, 기쁨을 맛볼 감수성도 잃을지도 모른다. 비록 작은 기쁨일망정 이 모두가 다 하느님의 뜻이려니 하고 매순간 감사할 줄 알아야만 할 게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에 참여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셨다. 우리 삶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때, 우리 마음은 기뻐 뛰리라. 우리는 어지러운 이 시대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존재지만, 바로 그 안에서도 작은이를 만나야 할 게다. 이런 이웃을 만나는 이는 이웃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분명 만나게 될 게다. 예수님 제자들이 미련 없이 스승이신 예수님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간이 그들 욕심이 아닌 하느님 뜻에 맡겨진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도 매 순간을 과거의 죄책감으로 후회와 상처, 미움에 빠져들면, 시간은 각자 불행의 덫이지만,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께 감사하며 기도하고 기쁘게 살면, 시간은 세상에서 영원을 미리 맛보는 충만한 은총이 될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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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기도,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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