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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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수/ 평등과 상호존중을 통한 율법의 완성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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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8-03-06 ㅣ No.118795




사순 3주 수, 마태 5,17-19(18.3.7)

“나는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Teaching about the Law


 



평등과 상호존중을 통한 율법의 완성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모든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의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은 계명 하나라도 스스로 지키고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 불릴 것이다.”(5,17-19)

하느님께서는 이집트를 탈출하여 사십년 동안 광야를 떠도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시고 가르치시며 지켜주십니다. 십계명과 율법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계약의 표지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율법을 하느님께서 직접 주신 삶의 법으로 여겼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율법을 엄격히 지킴으로써 하느님 앞에 의로워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지키기 쉬운 율법들을 강조하고, 율법의 근본정신인 사랑과 상관없는 세부규율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껍데기 로 만들어버린 것이지요. 예수 시대에는 율법이 기득권을 옹호하고 정당화하여, 백성들을 옭아매고 신분 차별을 조장하는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율법을 통해 신분 상승을 노리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율법이 그 근본정신을 상실한 채 틀과 형식에 쏠려버린 것이었지요. 문자에 갇혀 율법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망각해버린 것입니다. 하느님께로 이끄는 길이었던 율법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삶으로 율법의 정신을 되살리고 완성하려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에 이르는 십자가 여정을 통해 율법을 완성하셨지요.

어떻게 율법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22,37.39). 율법의 최종목적도 사랑입니다. 따라서 사랑과 헌신과 섬김의 정신으로 율법을 살아낼 때 율법은 완성될 것입니다. 그 본래의 정신인 의로움과 사랑이 회복될 때 율법은 완성됩니다.

평등과 상호존중과 정의가 무시된 채 사랑이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요즈음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미투운동은 사랑의 완성과는 무관한 왜곡되고 오염된 사랑의 질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아랫사람 특히 여성을 자신의 성적 욕구충족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사회적 지위를 악용하여 성을 권력의 도구로 삼아 저항할 수 없는 약자를 유린했습니다.

성은 결코 누군가의 도구일 수 없는 고귀한 인격의 표현입니다. 성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일치와 인격적인 통합을 지향합니다. 사랑으로 일치함으로써 신의를 지키며 서로에게 헌신하게 되지요. 이렇듯 서로의 성을 사랑으로 존중해줌으로써 인간적 품위와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비롯된 그릇된 의식과 생활양식을 평등의 문화로 바꿔가야겠지요.

사랑이 빠진 교회나 각종 법규, 제도는 제정신을 잃고 비틀거리는 주정뱅이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평등과 공정과 상호존중이 생략된 언행은 율법을 파괴할 뿐입니다. 성추행과 성폭력이 일상화 되어버린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사랑의 완성을 위한 회개를 시작해야겠습니다. 돈도 지식도 사회적 지위도 서로를 섬기는 도구일 뿐임을 기억하며, 평등의 터 위에서 고귀한 인격을 존중함으로써 율법을 완성해나가는 오늘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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